일본 화장품업체 DHC가 또 다시 혐한 파문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 화장품업체 DHC가 또 다시 혐한 파문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한일갈등 국면 당시 일본발 ‘혐한 파문’으로 곤욕을 치렀던 DHC가 또 다시 싸늘한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가뜩이나 중대 타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내 영업 상황이 회복 불능 상태로 빠져들 전망이다.

◇ DHC의 혐한 마이웨이

DHC가 거센 파문에 휩싸인 것은 지난해 8월이다. 당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시점이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이와 관련된 많은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DHC는 일본발 혐한 파문이 터지면서 십자포화를 면치 못했다. DHC 일본 본사의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이 도를 넘은 혐한방송을 연일 내보낸 것이다. 

이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고, 화마는 고스란히 DHC코리아를 덮쳤다. DHC 불매운동이 삽시간에 확산됐을 뿐 아니라, H&B스토어와 온라인쇼핑몰들이 앞 다퉈 DHC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심지어 DHC 모델로 활동하던 여배우까지 계약을 중단했다.

이에 DHC코리아 측은 자체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DHC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이 한국인이며, 저희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다”면서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 DHC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줄 것을 지속 요청하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DHC 일본 본사는 이내 DHC코리아의 사과문과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불길을 더욱 확산시켰다. 혐한방송이란 지적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DHC코리아에 대한 불매운동 역시 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1년이 넘도록 DHC코리아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운 상태로 연명해왔다. DHC 제품이 판매되는 것은 자체 온라인몰과 일부 온라인 오픈마켓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DHC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에서의 혐한 행태가 또 다시 전해져 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은 온라인몰에 게재한 메시지를 통해 경쟁 기업을 언급하면서 “산토리의 광고에 기용된 탤런트는 어떻게 된 일인지 거의 전원이 코리안계 일본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춍토리라고 야유 받고 있다. DHC는 기용 탤런트 모두가 순수한 일본인이다”라고 밝혔다.

경쟁사의 한국계 일본인 모델 기용을 문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재일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춍’까지 동원한 것이다.

이로써 DHC는 국내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이미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회복을 기대하기조차 어렵게 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 다양한 한국 홍보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DHC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 ‘글로벌 기업이라면 최소한 타국의 소비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만 한다’고 충고했다”며 “요시다 회장이 하는 말과 행동은 늘 천박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DHC코리아는 지난해 8월과 달리 아직까지 자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