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01:45
민주당, ‘조국’에 집착하는 이유
민주당, ‘조국’에 집착하는 이유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12.24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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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 및 사모펀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 23일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뉴시스
자녀 입시 및 사모펀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 23일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재판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경심 교수는 지난 23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정 교수의 15개 혐의 중 11개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으며 1억4,0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에 관해서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정경심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와 증거은닉 교사 혐의 등과 관련해 정 교수가 조 전 장관과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1심 공판이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는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자녀 입시비리 혐의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등과 관련해 병합해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경심 교수 판결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 “매우 나쁜 판례다”, “감정 섞인 판결이다”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홍익표 의원은 2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편견들이 상당히 작용한 매우 나쁜 판례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비판했고,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재판부의 판결이 너무 가혹하여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감정이 섞인 판결로 보인다.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격분했고, 신동근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집중하느라 사법개혁 못했다’ 오늘 진짜 뼈저리게 실감한다”라며 사법개혁 필요성까지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디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께서 힘내시길 빈다. 끝까지 응원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고, 정청래 의원도 “조국 장관님,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조국 사태’는 지난해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면서 시작돼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정국을 휩쓸었다. 지금까지도 '조국 사태'는 야당의 대여 공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녀들의 입시 의혹, 사모펀드·웅동학원 위장 소송 등 가족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조국 사태’는 정치권의 여야 충돌을 넘어서 ‘조국 찬반’ 대립으로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켰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입장차는 진보진영 분열도 초래했다.

◇ 검찰개혁‧윤석열 징계 명분 상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조 전 장관에 강한 집착을 보이며 ‘조국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이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과잉‧편파 수사’를 한다고 공격을 가해왔다. 여권의 ‘윤석열 찍어내기’도 사실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가 발단이 됐다. 지난해 검찰이 ‘조국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대대적으로 조 전 장관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이자 민주당에서는 무리한 편파 수사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이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인 과잉수사’를 주장하며 검찰개혁을 기치로 윤 총장 찍어내기를 했던 행위가 명분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도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서 비롯됐다”며 “유죄 판결로 검찰의 수사가 정당한 것이 된다면 검찰개혁에 대한 명분도 흔들리게 되는 것이고 윤 총장 징계 자체가 정치적인 보복처럼 비춰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 교수에 대한 1심 결과가 최종심에서까지 굳혀져서는 안된다는 정치적 절박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고 조국 지키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벌써부터 정 교수에 대한 1심 판결로 윤 총장이 옳았고 여권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윤석열이 옳았다”며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은 아무 일도 아닌데 검찰이 무리한 수사한다고 맹비난했고 죄없는 조국 억지 수사한다는 명분으로 윤석열 쫓아내기가 시작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 검찰개혁은 1년 반 내내 온 나라를 뒤흔들었고 윤석열 총장은 정직 2개월의 징계까지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판결로 조국 일가의 범죄가 인정되면서 윤석열 쫓아내기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옹호했던 조 전 장관이 그의 가족과 함께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현 정부의 도덕성에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껏 겪은 고초만으로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조국 사태’는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라는 문재인 정부의 모토를 크게 퇴색시키면서 민심 이반을 초래했었다. 문재인 정부가 도덕적으로 상처를 입게 된다면 민주당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나 다음 대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과 그의 가족에 대한 재판 결과 유죄가 확정된다면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내세웠던 개혁적 가치들이 완전히 허물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조국 일가가 유죄를 받으면 4월 재보궐 선거와 대선에서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개혁을 위해서 정권재창출을 하겠다고 손을 내밀 수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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