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9일 티맵모빌리티를 공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모빌리티, 쏘카, 타다 등 국내 모빌리티 기업간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10월 제1차 임시주주총회에서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발표하고 있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의 모습./ SK텔레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ICT기술 기반의 모빌리티기술 상용화가 끊임없이 이뤄지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정식으로 출범되면서 카카오 모빌리티, 현대차, 타다, 쏘카 등 국내 모빌리티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의 불길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티맵모빌리티 29일 공식출범… “4대 사업 및 플라잉카 추진 목표”

SK텔레콤은 29일 티맵모빌리티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에는 이종호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컴퍼니장(전 모빌리티사업단장)이 선임됐다. SK텔레콤의 분할 재무재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티맵모빌리티의 총 자산은 1,860억원이며 자기자본은 1,610억원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티맵 모빌리티는 총 4가지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4대 사업은 △T맵 플랫폼(B2C: 기업·고객간 거래) △T맵 AUTO(B2B:기업 간 거래) △모빌리티 온 디맨드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다. 

‘T맵 플랫폼’은 T맵 기반 주차, 광고, UBI(보험연계상품) 등 플랫폼 사업을 의미한다. T맵 보이스 등 자체 콘텐츠 및 제휴 혜택 등을 결합한 구독형 서비스인 ‘T맵 라이프’와 주차공간 조회, 주차요금 할인 및 결제를 통합해 제공하는 주차서비스인 ‘T맵 주차’ 등의 서비스가 여기에 속한다. 또한 T맵 신규 광고 인벤토리를 활용한 맞춤형 모바일 광고 서비스, 운전습관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UBI 서비스 등도 포함된다.

‘T맵 AUTO’는 신차의 순정 인포테인먼트 환경에서 구동되는 T맵 네비게이션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에는 SK텔레콤의 AI 누구(NUGU)와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FLO, 통합로그인 T ID, SK페이 등 SK그룹의 ICT 패밀리 콘텐츠들을 통합 탑재해 완성차 제조사의 니즈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모빌리티 온 디맨드’에 대한 기대도 높다. ‘모빌리티 온 디맨드’는 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의 모빌리티 온 디맨드 사업에 자사의 ICT기술음성인식과 SK페이 등 플랫폼 기술운영과 배차 노하우 등을 활용해 대리운전 시장에서의 ‘디지털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세차, 정비, 골프, 병원이동을 위한 주간 대리운전 등 차별화된 온디맨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는 대중교통, 카쉐어링, 주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합한 구독형 서비스로 SK그룹의 모빌리티 역량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티맵모빌리티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를 구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5G, AI 및 T맵 기능을 활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과 높은 고도의 지형 지물을 고려한 ‘3D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티맵모빌리티 출범에 따라 국내 모빌리티 시장, 특히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은 SK텔레콤과 카카오 모빌리티가 양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까진 카카오 모빌리티가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점유율 90%에 이르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티맵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사진=Getty images, 그래픽=박설민 기자

◇ 티맵모빌리티, 카카오와 ‘진검승부’ 예상… “모빌리티 시장 양분 가능성 높다”

이번 티맵모빌리티의 출범에 따라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회사 가치를 오는 2025년까지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모빌리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택시 및 대중교통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는 현재 대리운전 및 택시 호출 등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80~90%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T맵은 현재 1,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최대 내비게이션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T맵 택시’의 시장 점유율은 5~10%정도에 불과해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T에게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티맵모빌리티는 카카오 모빌리티와의 차량호출서비스 시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티맵모빌리티의 T맵 택시 기사,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소비자 편의를 높인 택시 호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한화 575억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며, 양사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에도 1억달러(한화 약 1,150억)원을 투자한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법인은 내년 4월쯤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택시 호출시장 시장은 카카오가 80~90%, 티맵은 5~10% 추정된다”며 “우버의 가세, 자본 확충,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보일지 추적 및 관찰해야 할 듯하다. 성장 사업 인큐베이팅 관점에서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이 독보적인 상황임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증권 황성진 연구원도 “SK텔레콤의 이번 모빌리티 분사는 비통신 자회사의 수익 기여도 증대와 기업 가치 현실화라는 기존 전략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것”이라며 “본업인 MNO를 비롯해 미디어, 보안, 커머스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기업의 주력 부문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비통신 자회사들의 성장과 IPO를 통해 내재화돼 있던 이들의 가치가 부각되고, 주주환원 규모 또한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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