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린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야권이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후보 간 단일화를 넘어서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기 타개를 위해서 민주당이 나서야 한다”며 열린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했다. 이어 우 의원은 “구도‧인물‧이슈를 선거의 3대 요소로 본다면, 먼저 구도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안은 야권이 내년 보궐선거에 앞서 ‘단일화’ 급물살을 타자 이에 맞설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야권은 단일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방식에는 이견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범여권 진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야권은 당 대 당 통합이 어렵기 때문에 안 대표가 본인 중심의 플랫폼 단일화를 주장했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실제로 위협적일 것”이라며 “여권은 이에 맞서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범여권 정당에 두 후보가 나서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 의원은 지난 27일 김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자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환영한다”라면서도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민주, 진보진영 지지자들 이런 부분들이 다 합해져야 서울시장, 부산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동조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부담이 큰 만큼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보궐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하는 것이 집권 여당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뉴시스

◇ 통합에 미온적 민주당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론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비슷한 색채를 갖고 있고, 같은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에도 통합론은 주요 화두였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출마 직후 “열린민주당과 빨리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통합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민주 진영의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열린민주당을 끌어안을 경우 중도층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쉽사리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이 완전하게 일치하는 정책을 내는 것은 아니고, 좀 더 개혁적인 과제를 추구하는 면이 있다”며 “당원들의 요구가 있어야 (통합을) 하는 것이지 국회의원들만의 생각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실리가 없다는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선거′라는 명분이 확실한 만큼 이번에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는 상황에서도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꾸준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판단에 영향을 끼칠 대목이다. 열린민주당과 통합할 경우 야권의 지지율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들은 모두 두 정당이 한 뿌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통합의 시너지는 크게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각기 후보를 낸 뒤 막판에 단일화를 하는 모습 보다는 이번 기회에 함께 경선을 치르는 측면이 집권 여당으로서의 깔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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