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지표가 나오는 가운데, 야당 예비후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야권이 우세하다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면서 야당 내에선 과열 조짐마저 보이는 분위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을 살피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 분위기 탄 국민의힘… 예비후보 각축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치고 나가는 분위기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출마자는 8명이다. 박민식‧박형준‧유재중‧이진복‧이언주 등 전직 의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오승철 대한인성학회 이사장, 전성하 LF에너지 대표이사, 김귀순 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도 가세했다. 

무엇보다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귀책 사유로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야당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여당의 ‘성추문’으로 인한 선거라는 점을 부각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도 “민주당은 자책 사유로 인한 선거에서 공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기어이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선거는 국민이 그 사실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결국 우리 국민의힘 쪽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론조사 지표가 ‘야당 우세’ 쪽으로 쏠린 것도 국민의힘의 자신감을 높여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부산일보와 YTN의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9.5%가 '이번 보궐선거는 정부 여당 심판에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33.3%)는 응답보다 높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손쉬운 선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야당 인사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과열 조짐을 보이며 후보들을 둘러싼 잡음이 연일 터지고 있는 탓이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각 후보의 지지율이 담긴 여론조사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보도가 나오기 전날인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특정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인 것처럼 허위로 작성, 유포하려 했거나 여론조사 기관 등으로부터 미리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무차별 살포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당 밖에서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박형준 예비후보의 ‘자격’을 거론하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을 망쳤으면 황교안 전 대표처럼 물러나 근신해야 함이 마땅한데 그런 짓을 해놓고 부산시장 하겠다고 나섰다니 정치가 참으로 뻔뻔스럽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박 예비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억울한 점이 상당히 있지만 더 이상 논쟁을 확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여론 살피며 반전 노리는 민주당

국민의힘이 분주한 모습인데 반해, 민주당은 다소 조용한 분위기다.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여론을 살피겠다는 인식이 큰 탓이다.

물꼬는 틔었다.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28일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전날(29일)에는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고,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나는 등 보폭도 넓히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출신 부산 지역구 의원들을 고리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편법 증여 의혹을 받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전봉민 의원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가족 건설사 특혜 의혹’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국회의원 특혜 의혹 수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전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단을 설치해 활동에 나섰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도 비장의 카드다. 민주당은 내년 2월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통과시켜 부산시장 선거에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이야 말로 부산이 가장 먼저 완수해야 할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이자 부울경 부활의 방아쇠”라며 “이제라도 국회가 특별법을 빨리 통과시키고 첫 삽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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