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공급 확인 논의… 발표내용,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
가정·미래 추측성 문구, 韓·日 백신 공급 보도자료에만 존재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 문구는 다른 국가 백신공급 관련 보도자료에도 포함
미래에 대한 전망이 사실로 오인 받아 책임지는 상황 피하기 위한 상투적 문구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기업으로 국내 제약사가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 AP·뉴시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협의했다는 청와대 측의 주장과 모더나 측의 보도자료의 내용이 약간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AP·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청와대의 모더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브리핑과 관련해 뒷말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공급받기로 합의했다’는 청와대 측 발표와 달리, 모더나 측 보도자료엔 공급을 ‘확정했다’는 내용은 없어서다.  

청와대는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전화 통화를 하고 2,000만명 분의 코로나19 백신 4,000만 도즈를 추가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9일(현지시각) 모더나 측은 “한국 정부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논의를 협의했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잠재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논의 중에 있음을 확인했다. 제안된 협정의 조건에 따르면 배급은 2021년 2분기에 시작될 것”이라는 게 핵심내용이다.

/ 모더나 보도자료 갈무리
모더나가 배포한 보도자료. ‘잠재적으로(potentially)’라는 단어와 ‘~일 것이다(would)’라는 문구가 보도자료에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모더나 보도자료 갈무리

여기서 ‘잠재적으로(potentially)’라는 단어와 향후 결과를 추측할 때 쓰이는 ‘~일 것이다(would)’라는 단어는 한국 정부와 백신 공급 논의 보도자료 외에 일본 백신 공급 보도자료에만 쓰였다.

모더나 측은 앞서 미국·유럽연합(EU)·영국·카타르·싱가포르 등 국가와도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논의 및 합의를 진행한 후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당시엔 ‘potentially’ ‘would’라는 추측성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 모더나 보도자료 갈무리
모더나가 보도 주의사항으로 “이 보도자료의 내용은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앞서 여타 다른 나라 정부와 백신 공급 협의를 진행했을 때도 똑같이 쓰였다. 이는 확정되지 않은 내용과 관련해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의 개념으로 추측된다. / 모더나 보도자료 갈무리

또한 모더나는 보도자료 말미에 ‘미래 예측 진술(Forward Looking Statements·보도 주의사항)’이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이 보도자료의 내용은 약속도 보장도 아니며,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위험, 불확실성 및 기타 요인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러한 미래 예측 진술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결과는 이러한 미래 예측 진술에 의해 표현되거나 암시된 것과 실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100% 확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앞서 모더나 홈페이지 보도자료 페이지에 게재된 각국의 백신 공급 논의 자료 △미국(8월 11일) △EU(8월 24일) △일본(8월 28일) △카타르(10월 26일) △영국(11월 17일) △싱가포르(12월 14일) 등에도 똑같이 포함됐다.

즉, 모더나의 ‘백신 공급을 약속하거나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보도자료 문구는 보도 주의사항 중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공급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협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시에는 상법에 따라 회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기업체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사실로 오인 받아 책임지게 되는 상황 피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보도자료에 종종 포함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청와대는 29일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연내에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0년의 마지막날인 12월 31일,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될 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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