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기 대권 경쟁 구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3강 구도를 형성했다./뉴시스
최근 차기 대권 경쟁 구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3강 구도를 형성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022년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2021년은 여야 본선 경쟁 구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각 대선주자들이 대선 레이스를 위해 몸 풀기를 했다면 내년에는 대선 경선을 통과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향후 1년 동안 각 당의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대선주자들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막강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문의 표심’이라는 내부적 변수는 물론이고 외부적 변수인 윤 총장의 존재까지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내에서 대선주자로 인정 받아야 하지만 윤석열 총장이라는 당 밖 최대 변수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위크>는 2021년 대선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를 통해 대권 구도 향배를 전망해봤다.

◇ ‘4월 재보선’이 향배 가를 분기점

내년 4월 대선급으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는 여야 대선주자들의 운명을 가를 최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이낙연 대표가 가장 치명적 상처를 입게 된다.

이 대표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을 1년 앞둔 내년 3월9일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만 한다. 4월 재보선이 치러지기 이전에 당 대표에서 사퇴하게 되지만 이 대표가 ‘무공천’을 규정한 당헌 개정을 주도하고 공천 작업을 진두지휘한 만큼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되고, 반대로 승리한다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 대표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위기는 곧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결과는 윤석열 변수의 향배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또는 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대선 패배 위기감에 휩싸여 있던 보수 야권이 기존 야권만으로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윤 총장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 또는 야권 단일후보가 여당에게 무릎을 꿇게 된다면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대선 등판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3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년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아니겠느냐. 국민의힘이 승리하게 되면 그 순간 집권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서 대선 토양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패배하게 되면 이낙연 대표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통상적으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데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대선 출마 여부 최대 변수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윤석열 사태’로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윤 총장을 제외하고 차기 대선을 논하기는 어려워졌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23일 새벽까지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정치를 하실 생각이 있냐’고 묻자 “지금은 내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향후 거취를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퇴임해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국민에 대한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여지를 남겼다.

윤 총장이 정계 진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만약 대선에 출마한다면 전체 대권 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 총장이 ‘반문 정서’를 등에 업고 대선행 열차에 올라탈 경우, 민주당도 윤 총장 맞상대로 어떤 후보가 적절할 것인지를 놓고 새로운 전략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도모할 경우, 윤 총장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국민의힘에서 이탈하면서 ‘야권 발’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내년 대선에서의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야권의 분화, ‘국민의힘 발’ 정계개편 여부”라며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온전하게 집어삼킬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정계개편이 돼서 윤석열에 맞는 정당이 만들어질 것이냐 하는 문제는 지켜봐야 할 핵심 변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좌)와 최근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우)/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좌)와 최근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우). /뉴시스

◇ 제3의 후보 부상할까

현재 여야 모두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가 풍부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도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이외 다른 주자들은 모두 한자릿수의 미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당내 대선주자들이 모두 한자릿수의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 밖,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유일하게 대선지지율 1위와 3위 사이를 오가며 이낙연 대표, 이재명 지사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상태가 2021년에도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내년에는 예상과 달리 제3의 후보가 국민적 주목을 받으며 급부상하게 될지는 아직까지는 명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당 내에서는 친문이 제3의 후보를 물색 중이라는 얘기가 꾸준하게 돌고 있다. 제3의 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 김두관‧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홍준표‧김태호 무소속 의원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었지만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지 못할 경우 중도에 다시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윤석열 총장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 밖에 있는 여야 제3의 후보들이 내년에는 날개를 달고 부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 3강 구도에 대해 “내년에도 현 경쟁구도가 유지될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윤 총장이 임기 이후에 정치를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윤석열 현상만 있고 윤석열 현상의 실체는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경우는 이낙연, 이재명이 아닌 제3의 후보가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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