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광풍이 몰아쳤던 2018년 초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세간의 반응은 3년 전과 온도차가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 3,000만원 넘고 4,000만원 보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3년여 만에 2,000만원대 시세를 회복하더니 연말에는 3,000만원 고지도 점령하며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새해 들어서도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아예 4,000만원대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다른 암호화폐도 대체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는 2017년~2018년 초를 능가하는 것이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2017년 초 100만원대였던 것이 2,500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는 순식간에 폭락의 길을 걸었고, 3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3년 전과 지금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3년 전엔 세간의 관심이 암호화폐에 집중됐고,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말 그대로 광풍이 불었다. 또한 암호화폐의 실체와 투기양상 등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암호화폐 시세가 폭등에 이어 폭락하고, 각종 사기 및 거래소 해킹 등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엔 3년 전의 광풍을 찾아보기 어렵다. 3년 전엔 어디서나 암호화폐가 최대 화두였고, 많은 이들이 앞 다퉈 투자에 나섰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주식시장에 많은 돈과 관심이 쏠리고 있고,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반응은 3년 전과 비교해 냉랭하기까지 하다.

여기엔 3년 전 사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폭등에 이어 폭락이 이어졌던 전례가 일종의 학습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한 암호화폐 시장 관계자는 “3년 전에 비해 훨씬 더 가파르게 시세가 오르고 있지만, 대중적 관심이나 실제 투자는 그때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이번에는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앞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3년 전과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상황이 크게 달라졌으며, 이러한 점이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3년 전엔 제도가 미비했고 거래소의 안정성도 담보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현재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제도권 밖에 있던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연착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달라진 모습은 최근의 암호화폐 시세 상승 요인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엔 시세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면, 현재는 전반적인 경제 요인과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과 안전자산인 금의 무력한 행보 등이 암호화폐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2018년 1월, 암호화폐 시세는 정점을 찍은 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 바 있다. 많은 것이 달라진 2021년엔 또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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