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공개 날짜가 다가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다시 한 번 모델 '급 나누기'에 대한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일반 모델 역시 100만원 이상의 고가 모델임에도 좀 더 비싼 프리미엄 모델 대비 스펙이 너무 크게 뒤처진다는 것이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 초대장, 유튜브 캡처,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급 나누기’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모델의 대부분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모델들임에도 불구하고 전작들과의 스펙차이가 별로 없거나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프리미엄 모델은 더 비싼 가격에 훨씬 높은 성능을 장착, 고가 모델 구매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일반과 울트라 차이 너무 컸던 ‘갤럭시노트20’… 소비자들 “차라리 한 모델만”
 
삼성전자의 급 나누기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갤럭시노트20부터다. 앞서 갤럭시노트9부터 급 나누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기 시작해,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서 정점을 이뤘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일반 모델인 ‘갤럭시노트20’ 2종으로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지난해 8월 공개 전부터 차별화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특히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불만이 제기된 것은 후면 처리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바뀐 것이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이후 모델부터 후면 마감재를 유리로 채택해왔다. 유리재질의 후면처리는 우수한 내구성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광택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 특유의 고급지고 세련된 디자인을 나타내는 상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의 후면 마감은 폴리카보네이트 (PC: 열가소성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으로 처리됐다. 반면 갤럭시노트20의 후면은 강화 유리로 마감 처리돼 광택 및 고급스러운 느낌 면에서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과 차이가 크다. 

스펙 역시 프리미엄 모델인 울트라와 일반 모델 간 차이가 크다.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RAM은 12GB가 탑재됐으나,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은 8GB가 탑재됐다. 이는 갤럭시노트9의 램과 동일한 수준이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동일한 램 용량을 가진 갤럭시노트10에 비해선 더 퇴보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홍보 당시 강조했던 ‘50배줌이 가능한 초고성능 카메라’ 역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만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급 나누기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갤럭시노트20부터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은 후면 처리 재질부터 램, 카메라 등 모든 방면에서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크게 못미친다. 또한 삼성전자가 광고에서 강조했던 고사양 기능들은 모두 울트라에만 적용됐다./ 삼성전자 언팩 행사 캡처

물론 프리미엄 모델이고 가격 면에서 갤럭시노트20 울트라가 훨씬 비싼 만큼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해야 하는 것은 맞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 역시 삼성전자의 시그니처 스마트폰 모델명인 ‘노트’를 달고 나온 만큼 타 스마트폰 모델보다 고급스럽고 우수한 성능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에겐 다소 부족하다 볼 수 있다. 

때문에 일부 모바일 기기 커뮤니티에서는 노골적인 원가절감과 급 나누기를 통한 프리미엄 모델 판매유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의 고든 캘리 수석 컨트리뷰터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20이 출시됐을 당시 “당신이 1,000달러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1,299달러의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비싸지만 조금 더 추가 비용을 감당할만하다”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갤럭시노트20에 대해선 “모든 면에서 대조적으로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은 엉망이다”라며 “노트20의 이름에 속지마라. 이 제품은 노트20이 아니며 이전 갤럭시S20 시리즈를 포함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종류의 스마트폰들이 이것을 능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삼성전자 공식 이용자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향후 갤럭시노트21 출시 때도 급 나누기를 심하게 할꺼면 차라리 두 모델 이상 내지말라”며 “울트라 말고 일반 모델을 사고 싶었는데 급 나누기가 심한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을 보고 엄청 화가 났다”고 전했다.

또다른 누리꾼 역시 “갤럭시S21 후면이 플라스틱이라는 소문에 FUD+ 디스플레이라면 갤럭시S21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더라도 다운그레이드 느낌일 것 같다”며 “이젠 선택지가 울트라모델말고는 없어 보이는데 색상도 2가지뿐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스펙이나 색상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나”라고 푸념했다.

조만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역시 급 나누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갤럭시S21 일반 모델과 갤럭시S21플러스 모델에는 F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나, 갤럭시S21 울트라에는 이보다 고사양인 WQHD+ 디플레이가 탑재될 전망이다. 후면 역시 갤럭시S21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은 플라스틱이 적용되지만, 울트라 모델은 유리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 갤럭시S21도 급 나누기?… 삼성전자 “다양한 모델 출시는 소비자 선택권 넓히는 것”

아울러 조만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역시 급 나누기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1 일반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 간 스펙차이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때와 비슷한데 반해, 가격대는 100만원대의 초고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일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은 오는 14일 ‘갤럭시 언팩 2021’을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갤럭시S21 시리즈는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일반 모델의 3가지로 나뉘어 출시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샘모바일 등 외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S21 일반 모델과 갤럭시S21플러스 모델에는 F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나, 갤럭시S21 울트라에는 이보다 고사양인 WQHD+ 디플레이가 탑재될 전망이다. 후면 역시 갤럭시S21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은 플라스틱이 적용되지만, 울트라 모델은 유리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구성 역시 구형 모델인 갤럭시S20과 갤럭시S20플러스와 동일한 △1,200만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해상도는 오히려 풀HD를 지원하는 전작들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갤럭시S21의 급 나누기 논란에 대해선 “아직 출시 및 공개 전 제품이기에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갤럭시 노트20 등으로 불거진 급 나누기 논란에 대해선 “같은 스마트폰 모델군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최고 성능 및 퍼포먼스를 원하는 고객이, 일반 모델은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과 최신 사양을 장착해 다양한 체험하기를 원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실용적 차원 안에서 가격거품을 빼고 갤럭시를 경험하길 원하는 고객도 많다”며 “그런 차원에서 삼성전자는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다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골라서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지 노골적인 급 나누기와 같은 지적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급 나누기에 대해선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른 문제이긴 하지만, 갤럭시S 등 제품의 앞 명칭이 동일하다고 해서 모두 다 똑같은 사양으로 출시한다면 한 종만 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급 나누기)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타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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