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해묵은 숙제인 호텔롯데 상장을 올해는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롯데그룹이 해묵은 숙제인 호텔롯데 상장을 올해는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1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저마다 올해 계획과 목표를 제시하며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 어느 곳보다 야심차게 2021년을 준비한 롯데그룹이 올해는 해묵은 과제를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

모두에게 마찬가지겠지만, 롯데그룹에겐 2021년이 특히 중요한 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강도 높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최근 수년간 ‘뉴 롯데’의 기치를 내걸고 변화와 혁신을 이어왔던 롯데그룹이 2021년을 기해 마침내 본격적으로 새 발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풀지 못한 해묵은 과제도 남아있다. 바로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는 동시에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배를 받고 있어 ‘롯데그룹=일본기업’이란 지적의 중심에 서 있었다.

호텔롯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롯데그룹은 2015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며 사회적으로 거센 파문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볼썽사나운 일련의 과정 속에 복잡한 순환출자로 얽힌 지배구조와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롯데그룹을 향한 ‘일본’이란 낙인이 더욱 크고 짙게 새겨진 것도 이때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국민사과에 나서는 한편, 전면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제시한 것이 바로 호텔롯데 문제 해결이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비율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등 종합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약속도 함께 제시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복잡하게 얽혀있던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해소하고 지주사 전환을 단행하는 등 변화를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 문제는 5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검찰수사, 사드사태, 신동빈 회장 구속 등의 악재에 번번이 가로막힌 것이다.

올해도 전망이 밝진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호텔롯데는 여러 사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4,000억원대에 달하고,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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