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 완성차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 최하위에 그쳤다. /뉴시스
한국지엠이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 완성차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 최하위에 그쳤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때 국내 자동차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며 내수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을 노리기도 했던 한국지엠이 또 다시 굴욕을 마주했다. 2019년에 이어 지난해 또 다시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에 머물게 된 것이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기록한 판매실적은 8만2,954대다. 이는 현대·기아자동차는 물론, 르노삼성자동차(9만5,939대)와 쌍용자동차(8만7,888대)에게도 밀린 국내 완성차업계 꼴찌에 해당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2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에도 내수시장에서 7만6,47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꼴찌로 추락한 바 있다. 심지어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에게마저 추월을 허용한 최악의 판매실적이었다.

물론 한국지엠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내수시장 판매실적만 15만대를 넘기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두 자릿수 점유율을 바라보기까지 했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더 크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기록한 한국지엠 차량은 스파크였다. 하지만 스파크는 물론이고 경차 시장 자체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스파크는 2016년 무려 7만8,03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으나 지난해 판매실적은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만8,935대였다. 올해는 판매실적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말리부의 부진도 뼈아프다. 말리부는 2016~2017년까지만 해도 연간 3만대 수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판매실적은 6,548대에 그쳤다. 월 평균 500여대 수준의 판매실적이다. 당장 신형 모델 출시 계획도 없다.

이 와중에 쏠쏠한 판매실적을 보태왔던 경상용차 다마스·라보는 단종된다. 다마스·라보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7,480대였다.

그나마 믿을 구석은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첫해 2만88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지엠이 올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최대한 지켜내고 끌어올리기 위해선 트레일블레이저가 무척 중요하다. 다만, 소형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지엠이 올해는 내수시장 꼴찌라는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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