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거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인 만큼, 정부‧여당의 실책을 고리로 치고 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안 대표는 5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을 찾아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 간담회를 가졌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및 공권력 등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막을 수 있었던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전날(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서울시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치밀하지 못한 서울시 행정이 이 악을 방치하고 키워냈다”며 “중앙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지자체라도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정을 맡게 될 경우 사태 재발을 막을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아동학대 감지·신고 매뉴얼 마련 ▲학대 부모·아동 분리 판단에 전문가 의견 우선 ▲아동학대 발견 및 신고인에 사후조치상황 및 의견 공유 ▲서울지역 아동보호 전문기관 실태 점검 ▲행정당국 및 지역 아동보호기관 연대 및 예방체계(돌봄서비스) 확대 등을 약속했다.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아동전담주치의 제도가 도입돼서 정기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학대 아동 전담공무원) 전문성을 어떻게 하면 강화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정책 행보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일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주거실태 현장을 방문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사업’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후거주지역에서 이런 환경미화 수준의 도시재생사업이란 것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장이 되면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꼼꼼히 살펴보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에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에게 코로나19 피해지원금을 지급한 서울문화재단이 심사채점표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이를 ′개혁과제′로 언급했다. 또한 서울시 코로나19 무료 백신 접종을 공약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세론′에 힘입어 정책 행보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협할 요소들도 여전히 존재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 ‘대세론’ 위협요소도 여전

안 대표가 이같이 정책 행보의 보폭을 넓히는 데는 ‘대세론’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호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2~3일 실시한 야권 서울시장 선호도 조사에서도 안 대표는 28.5%로 가장 높았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다른 야권 후보들을 상회한 수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는 않고 있다”며 “정책을 개발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의견 수렴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위협요소도 존재하고 있다. 일단 여야 모두의 견제를 받아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특히 ‘안철수 대세론’을 경계하는 국민의힘의 눈초리가 따갑다. 당장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회동을 갖고 출마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도 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이 뚜렷한 접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야권 후보군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안철수 바람’을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싸고 안 대표와 국민의힘 간 신경전이 길어지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대표는 (밖에서) 중도·보수 단일 진영을 만들자고 하고, 국민의힘은 당내에 들어와서 경선을 하자는 것인데 이런 밀고 당기기가 피로감 있게 진행될 경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안 대표 입장에서는 정 안되면 3파전으로 가서 이기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필요하다”며 “너무 국민의힘에 기대어 무엇을 하려는 모습보다는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당당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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