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3강 구도를 형성한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연초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3강 구도를 형성한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022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올해 대권 레이스는 어떻게 전개될까.

연초 대권 경쟁구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선두를 점하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 뒤를 쫓는 국면에서 시작됐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물은 결과, 윤석열 총장은 30.4%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윤 총장이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는 이재명 지사(20.3%)였고, 3위는 이낙연 대표(15.0%)로 나타났다.

지난 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윤 총장과 이 대표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해 12월 28∼30일 실시한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지사는 23.6%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윤 총장(18.5%), 이 대표(16.7%) 순이었다.

매일경제와 MBN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29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서는, 이재명 지사(21.9%)가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2위는 이낙연 대표(15.3%)였고, 3위는 윤석열 총장(1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지난 3일 YTN에 출연해 이 같은 민심 흐름에 대해 “반문 정서, 야당 후보 부재론, 윤석열의 뚝심 이런 것들이 결합하면서 이제는 서서히 분노의 지지도가 실질적인 표, 대선 표, 지지도 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연말, 연초에 보면 윤석열, 이낙연, 이재명 3강구도가 굳어졌는데 거기서 1위, 2위가 엎치락뒤치락한다. 1, 2, 3등을 가르는 것이 거의 중도표였다”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 대선후보도 중도표를 누가 더 흡수하느냐, 끌어당기느냐가 판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연초 공개된 다수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각 주자의 지지율과 순위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이재명 지사와 윤 총장이 1위 다툼을 벌이고 이낙연 대표가 그 뒤를 쫓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각종 변수가 불거지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판에서 앞으로 펼쳐질 대선 레이스는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각 주자들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략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각각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대권 전략을 놓고 골몰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각각 대선주자 경쟁 구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대권 전략을 놓고 골몰하고 있다./뉴시스

◇ 대세론 꺾인 이낙연 ‘통합’으로 승부수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주자는 이낙연 대표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4.15 총선 직후에는 40%를 넘나들며 막강한 대세론을 과시했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해 4월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에서 이낙연 대표는 40.2%로 1위를 기록했고, 2위인 이재명 지사는 14.4%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지금은 10%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강경 드라이브를 거는 등 ‘친문 표심’을 겨냥한 행보를 해왔던 이 대표는 이제는 중도 표심을 겨냥해 ‘통합’ 행보로 방향을 전환한 모습이다. 민주당 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온 이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도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저하라든가 이낙연 대표 자신의 지지율 하락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정치‧사회가 양극단이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통합적 차원으로 모아내기 위해 사면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사면론을 먼저 꺼내서 자신이 국민 통합 행보로 가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재명, 선명성 부각‧정책 행보

이재명 지사는 1‧2위를 넘나들며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다른 주자들을 큰 격차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지지율 20%대에 갇혀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 지사는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를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산토끼인 중도층을 겨냥해 ‘추미애-윤석열 사태’ 등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며 정책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집토끼인 여권 지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명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여야 국회의원 300명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서한문을 보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촛불은 불의한 정치 권력은 물론 우리 사회 강고한 기득권의 벽을 모두 무너뜨리라는 명령”이라며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이 당내에서 반발을 불러온 상황에서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중단없는 권력개혁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정치적 거리두기를 하는 거리두기 재명의 효과”라며 “또 이슈 파이팅을 많이 하다 보니까 좀 더 외연을 넓혀서 진보, 중도까지도 흡수한 결과로도 볼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마이웨이’하며 관망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달 24일 법원의 ‘2개월 정직’ 처분 정지 결정으로 다시 업무에 복귀한 이후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4일 새해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윤 총장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넘나들며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올랐지만, 윤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24일까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여권과 계속해서 긴장 관계를 유지한 채 임기를 끝까지 채우면서 4월 재보궐 선거 등 정치권 상황을 관망한 후에 정치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 총장은 임기 동안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이다. 정치를 한다고 하면 당장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탄핵 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그렇다고 정치를 안한다고 할 수도 없다. 가능성을 열어놔야 보수세력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총장은 7월 임기까지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정치권 상황을 계속 관망할 것”이라며 “자신이 정치에 뛰어들어 범야권 단일후보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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