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박원순 피소 유출’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뉴시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박원순 피소 유출’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자신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에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출한 바가 없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던 남 의원은 검찰의 수사 발표 엿새 만인 5일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저는 피소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이렇게 질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피해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를 드린다. 일상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지난 7월에도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을 몰랐다”며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했었다.

이에 야당은 남 의원의 해명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하며 남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인순 의원 사태를 보면 민주당이 작동하는 원리가 보인다”며 “내 편이 아닌 피해자는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은폐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과 수사당국은 흐지부지 마무리된 박 전 시장의 의혹 사건과는 별도로 수사 정보 유출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남 의원은 석고대죄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의 ‘N차 가해’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며 “민주당은 남 의원이 위원장인 젠더폭력TF를 해체하고 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남 의원의 책임 회피”라며 “질문과 유출은 대체 무엇이 다른가. 피해자가 있다는 걸 인지하셨고 피해 사실 확인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한 것, 그것 자체가 유출”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짓밟는 것이고, 가해를 저지른 이에게 피할 구멍을 마련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참담하다. 남인순 의원의 입장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 후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담배는 피웠지만 담배 연기는 1도 마시지 않았다. 이런 뜻인가”라며 “피소 사실을 몰랐다고? 피소 예정과 피소는 다르다, 뭐 이런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편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30일 ‘박원순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이 알려진 과정의 핵심 인물로 남 의원을 지목한 바 있다.

검찰은 성추행 피해자 측 변호사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에게 고소 예정 사실을 전했고, 이 사실이 남 의원을 거쳐 박 전 시장 측에 전달된 것으로 봤다. 남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를 지냈으며 남 의원이 당시 통화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남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공식 수사결과에 의한 내용이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면서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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