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기소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기소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석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후보간 신경전도 고조되는 모양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이 6일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였다. 오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던 후보들을 저격하자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나 전 의원이 발끈하면서다.

오 전 의원은 전날(5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그것은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라고 비판했다.

이는 나 전 의원뿐 아니라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중도사퇴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저격한 셈이다.

동시에 군소후보였던 박 전 시장에게 ‘단일화’라는 선물을 안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안 대표는 당선 유력 평가를 받았다. 2011년 보선 이후 박 전 시장은 내리 3선을 거뒀다. 안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과거 회귀’ 당사자로 지목된 나 전 의원은 즉각 유감을 표했다. 박 전 시장이 안 대표와 단일화를 이루면서 선거구도가 불리할 때 당을 위해 출마한 정신을 매도했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그 누구도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기대하지 못했다”며 “보궐선거 제공 주체가 한나라당 시장이었으니 시민 선택을 바라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당 어느 후보를 넣고 여론조사를 해봐도 박 후보에 20%p 넘게 뒤쳐졌으니 아무도 선거에 나서지 않으려 했다”고 회상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런 상황에서 당시 당 대표가 저에게 출마를 요청했고 저는 선당후사 정신으로 출마했다”며 “치열하게 선거에 임했고 최악의 마타도어 속에서 꿋꿋이 버텼다”고 말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득표율 46.2%를 얻어 박 전 시장(53.4%)에게 7%p 차이로 낙선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허위 음해와 공세에 시달려 저는 33개월 간 정치를 쉬어야 했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이 이렇게 매도되는 것이 저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의 유감 표명에 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별도 게시글을 올려 "거짓말이 아니라 기억의 왜곡이라 믿는다"고 반박했다.

당시 박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한 여론조사를 공유하면서다.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41.7%, 박 전 시장은 37.3%로 나 전 의원이 근소하게 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 전 의원은 “누구도 승리를 기대 못한 선거에 등 떠밀려 나가신 게 아니라 앞서가던 선거에서 역전패를 당하셨던 것"이라며 "이런 경우라면 불출마가 선당후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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