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제안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지사는 이 대표가 ‘사면론’을 띄우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말을 아껴왔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한 언론을 통해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사면권을 지닌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말씀드리지 않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지난 5일 저녁 JTBC 신년토론에 출연해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통합이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가치는 합의된 것은 지키고 힘이 있든 없든 위반에 대해서는 충분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은 지금도 나치 전범들을 추적해 처벌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가 참 용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 처벌의 목적은 응보와 예방인데 두 조건 모두 충족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가장 중요한 통치행위에 속하기 때문에 대통령께 맡기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이 같은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이낙연 대표는 사면론을 화두로 ‘국민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친문 표심’ 잡기에 주력해왔던 이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밀리자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사면론에 대해 당 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자 지도부 차원에서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계속해서 자신이 사면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정당성을 부각시키며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오후 신년 인사차 조계종을 예방한 자리에서 사면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의 마음이 여러갈래로 갈라져 있어 안타깝다”며 “코로나 위기가 전쟁같이 계속되고 있는데 서로 손을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사면 언급 배경에 대해 “국난을 극복하려면 국민의 힘이 모여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이 둘로 갈라져 있다”며 “갈라진 국민을 어떻게 하나로 모을 것인가가 큰 숙제인데, 그런 큰 틀에서 충정의 일부로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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