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회사를 했다고 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회사를 했다고 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8차 대회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개막했다. 노동신문은 6일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막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회사가 있었으며,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례적으로 ‘엄청나게’라는 표현까지 쓰며 경제 실패를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주의 건설에서 부단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저해)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경험과 교훈, 범한 오류를 전면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총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당 대회가 당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서, 국력 강화와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일으키는 디딤점이 되고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개회사에서 대남·대미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경제와 코로나19, 수해 복구 등 내부 현안만 언급했다. 지난 7차 당대회 개회사에서는 광명성 4호와 첫 수소탄 실험을 성과로 다뤘지만, 이번에는 핵무기 등 전략무기 개발 성과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국가의 1인자인 김 위원장이 ‘경제 성장 실패’를 자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김 위원장이 군부 등 강경파를 장악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1인자로서 자신의 흠결을 인정해도 자리를 위협받지 않는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열린 제7기 제6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실패했다고 시인하고, 제8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축적된 쓰라린 교훈” 등의 표현을 써, 경제 실패의 원인을 대외 환경이 아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내부에서 문책성으로 경제 관련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당 대회에서 새롭게 제시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차원에서 경제 전문 관료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를 진행 중이다. 대남·대미 정책은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가 마무리돼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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