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삼성중공업 사장에 선임된 정진택 사장은 1961년생 소띠다.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삼성중공업 사장에 선임된 정진택 사장은 1961년생 소띠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2021년 새해는 밝았다. 기축년, 흰 소의 해다.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해를 맞은 소띠 인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힘든 시간을 넘고 점차 기지개를 켜고 있는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소띠 경영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2021년, 정진택 사장 앞에 놓인 무거운 과제들을 집어보자.

◇ 취임 첫해, 최대 과제는 흑자전환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2018년 1월, ‘구원투수’로 투입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남준우 전 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정진택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정진택 사장은 1984년 입사해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지난해에는 조선소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1961년생 소띠인 그는 사실상의 취임 첫해를 ‘소의 해’에 맞게 됐다. 

여러모로 의미가 각별한 2021년, 정진택 사장 앞엔 무거운 과제들이 놓여있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역시 ‘흑자전환’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에 위기가 들이닥쳤던 2015년 1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19년까지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2015년 1조5,019억원 △2016년 1,471억원 △2017년 5,241억원 △2018년 4,146억원 △2019년 6,165억원 등 5년 동안 쌓인 누적 영업손실이 3조원을 훌쩍 넘긴다.

이 같은 적자행진은 지난해에도 계속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7,69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연간 적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진택 사장 이전에 삼성중공업을 이끌었던 남준우 전 사장의 최대 과제 역시 흑자전환이었다. 그는 취임 초 2019년 흑자전환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고, 지난해에도 신년사를 통해 흑자전환을 강조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다. 정진택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하도급 갑질·산재 근절도 숙제 

끊이지 않는 불미스러운 사건·사고 또한 정진택 사장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조선업계에 ‘하도급 갑질’ 후폭풍이 거세게 분 가운데, 삼성중공업 또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을 적발해 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법인을 검찰 고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하도급업체가 현장을 점거했고, 8월엔 또 다른 하도급 갑질 행태와 관련된 신고가 접수돼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엔 2차 하도급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관련 잡음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재와 관련된 강도 높은 규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안전사고 근절 역시 중요한 문제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크레인 충돌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쳐 그 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전력이 있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대대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했지만, 이후에도 산재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에도 건조 중이던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1명이 숨졌다.

분주한 2021년을 보내게 될 정진택 사장이 흑자전환 등의 중대 과제를 풀어내며 자신의 해로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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