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수입 금지와 최근 자사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의 매각까지 겹친 상태다. 때문에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2018년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던 중국의 화웨이가 부진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생산량 예상치는 삼성전자가 2억6,70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생산량 2억2,900만대로 예상되는 애플이 차지했다.

반면 화웨이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부문에서 4,500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쳐 7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억7,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세계 3위를 기록한 것에서 무려 4단계나 추락한 것이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샤오미(1억9,800만대) △오포(1억8,500만대) △비보(1억4,500만대) 등 다른 중국 업체가 차지하게 됐다. 심지어 같은 중국 업체 중 신흥 기업으로 꼽히는 트랜션(6,000만대)에게도 밀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예측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부문에서 4,500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쳐 7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이 같은 화웨이의 부진을 2019년 5월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미국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꼽았다. 화웨이는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반도체 수급이 막혀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던 자사의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한 것도 치명타로 작용한 듯하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미국 제재 압박으로 인해 아너를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당시 화웨이 측은 “반도체 공급망을 완전 차단한 미국의 무역 제재 속에서 아너 브랜드를 유지하고, 공급 및 판매상을 살리기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트렌드포스는 “아너가 화웨이의 지원없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긴 하지만, 미래에 양사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아너가 생산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할수록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결국 굴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5일 발표한 ‘통신서비스 1월 투자 전략’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금년 봄에 미국 정부에 항복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화웨이가 미국에 항복 선언을 한 이후엔 미국이 부품 조달을 승인할 것으로 보이며, 기술 무단 사용, 중국 정부 과거 보조금 지급, 중국 내 외산업체 차별 문제 등에 시정 조치 등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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