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야당 우위 흐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야당 우위 흐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오는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권심판론’이 부상할 조짐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초조함도 더해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4‧15총선 압승이라는 쾌거를 거둔 이후 ‘여당 발(發)’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수세에 몰렸다. 돌연 ‘박원순‧오거돈 쇼크’가 터지고 이에 더해 부동산 정책 후폭풍이 불면서 민심을 흔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정부의 방역이 호평을 받으면서 총선 승리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백신 확보 실패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여당이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특히 ‘추미애-윤석열 사태’는 1년 내내 정국을 강타했다.

이 같은 거듭된 악재는 결국 민심 악화로 이어졌다.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지난해 12월 29일∼30일 실시한 4월 재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4.6%에 달했고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은 32.8%에 그쳤다. ‘야당 당선’과 ‘여당 당선’ 답변의 격차는 21.8%포인트나 됐다.

2022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7.8%였고,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6.4%에 그쳤다. 두 답변의 격차는 11.4%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심 이반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권 수뇌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더케이서울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지난 5일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야권 우세 추이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4월 재보선은)최근 몇 년간의 선거 중 가장 팍팍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여권 수뇌부, 거듭된 ‘중도층 공략’ 메시지

이 같은 상황에서 현 위기를 타개할 필승 전략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 민주당은 최근 전통 지지층인 집토끼와 중도층인 산토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갈등을 겪고 있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이는 이낙연 대표가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하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띄우자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친문 표심’ 잡기에 주력해왔던 이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밀리자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해 ‘국민 통합’을 기치로 사면론을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은 대권 가도를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4월 재보선 승리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40%대가 붕괴되면서 레임덕 위기에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 대표를 통해 사면론을 띄워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 부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앞서 당내 강경파가 제기했던 ‘윤석열 탄핵론’에 제동을 건 것도 근본적으로 중도층 표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도층’ 공략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열세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중순경에도 야당의 ‘입법 독재’라는 반발 속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개혁입법 처리를 마무리한 뒤 당의 운영 기조를 ‘방‧민‧경’(코로나 방역, 민생 안정, 경제 회복)에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 수뇌부를 중심으로 ‘중도층 공략’ 메시지가 나오고 있지만, 여당 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은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을 촉구하고 사면론에도 반발하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집토끼’를 잡지 않으면 선거 승리도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집토끼와 산토끼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재보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라는 것은 지지층을 일단 결집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그리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야지 승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면론에 대해서 당원들의 반발이 아주 상당하다. 그래서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의원은 최근 SBS에 출연해 자신이 당내 ‘역풍’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탄핵’을 강도 높게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 또 열혈 당원들이 보내는 문자를 저도 한 4,000개 정도를 받았다”며 “당원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추동력을 적어도 우리가 집권 여당의 의원으로서 받아 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민주당이 선거 승리를 위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지층은 선거 때가 되면 결국 또 지지를 할 것이다”며 “국민의힘도 주요 지지층이 성토를 많이 하고 야당이 전투력이 없다면서 비판도 많이 하지만 선거 때가 되면 결국 집토끼라고 부르는 지지층이 반대쪽 정당을 찍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도 현재 민생 화두, 경제, 코로나19 극복, 백신 문제 등에 있어서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40%대가 허물어졌다. 지금은 중도층 기반을 확보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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