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4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의 중도층 표심 잡기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4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의 중도층 표심 잡기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도층 표심 향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중도층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압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면서 ‘진보+중도’ 결합 구도가 ‘보수+중도’ 결합 구도로 변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백신 확보 논란, 추미애-윤석열 사태, 부동산 정책 후폭풍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15 총선 전후 여론 흐름을 보면 중도층은 확실한 여권 지지 흐름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해 4월13‧14‧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포인트), 중도층에서 민주당(42.9%)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31.0%)을 여유 있게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도 중도층에서 긍정평가(55.5%)가 부정평가(42.1%)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후 ‘반문 정서’가 확산되면서 현재 중도층 표심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서 멀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 국민의힘(29.9%)이 28.8%를 얻은 민주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부정평가(62.8%)가 긍정평가(35.0%)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같은 중도층의 흐름은 4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대선 관련 민심에도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커졌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해 12월28~30일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나’라고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중도층에서 ‘여당의 승리’는 18.9%, ‘야권의 승리’는 44.5%로 집계됐다.

또 같은 조사에서 2022년 대선과 관련해서 물은 결과, ‘야당으로 정권교체’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54.5%로 나타났고, ‘여당의 정권 재창출’ 응답은 35.2%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에서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에서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뉴시스

◇ 여야, 중도층 잡기에 총력전

이처럼 중도층 민심이 지난해 총선 정국과 크게 달라지면서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여야의 ‘중도층’ 표심 잡기 경쟁도 날로 가열될 전망이다. 여권은 ‘민생’과 ‘통합’ 키워드를 부각시켜 중도층 공략에 나설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고 강조했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민 통합’을 기치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띄웠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워 대여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도 ‘정권 심판론’으로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이 호평을 받으면서 ‘정권 심판론’은 ‘약발’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최근 민심 이반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권 심판론’이 주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난 4일 한 언론 칼럼에서 중도층의 민심 흐름에 대해 “문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 때나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중도층은 진보와 거의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2020년 하반기 들어서면서 중도층은 보수층과 더 가까운 모습”이라며 “선거는 자기 지지층에다 중도층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면 이기는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최근 중도층이 여권에게 돌아선 흐름지만 4월 재보궐선거 때까지 지속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이 각종 악재를 수습할 경우 다시 중도층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문제가 중도층 민심을 돌릴 핵심 변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중도층이 지난 총선에서는 70정도가 민주당쪽으로 가고 30정도는 보수쪽으로 갔던 것으로 분석되는데 지금은 상당히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중도층 향배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코로나19 재확산, 백신 문제, ‘추미애-윤석열 사태’ 등에 대한 불만은 이미 지지율에 거의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이제는 중도층 표심에는 부동산 문제가 어떤 흐름을 타느냐가 가장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태에서 부동산 문제가 안정된다면 중도층이 돌아올 여지는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고 안정됐었다면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일어났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에 영향을 줬을까. 모든 문제가 부동산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보여진다”며 “중도층이 보수로 일부 이동은 하겠지만 큰 흐름으로 대거 이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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