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첫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다시 고객으로 돌아간다. /홈플러스
‘유통업계 첫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다시 고객으로 돌아간다. /홈플러스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유통업계 첫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다시 고객으로 돌아간다.

8일 업계와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사장은 작년 하반기 일신상의 이유로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사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근 회사에서 이를 수용했다.

임 사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먼저 고용 계약 종료를 요청했고, 회사 측은 몇 차례 만류했지만 그 동안 노고와 성과에 감사하며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99% 정규직 일구고, ‘올라인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

임 사장은 지난 2015년 11월 재무부분장(CFO, 부사장)으로 홈플러스와 인연을 맺었으며 2년 뒤인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COO, 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해 10월 대표이사 사장(CEO)로 승진했다.

그의 이름 앞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등장했다. 임 사장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한 유통업계 최초 여성 CEO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오너가(家)를 제외한 인물 중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재임기간 중 국내 산업계의 비정규직 제로(zero)의 첫걸음을 떼기도 했다. 그는 CEO로 임명된 지 2년 만인 2019년 7월 당시 홈플러스의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람중심’ 고용문화를 주도했다.

“직원들과의 상생이 중요하다”는 임 사장 뜻에 따라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조건 없이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했다. 당시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 비중은 무려 99%(2만2,900명)를 기록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임 사장은 CEO 재임기간 동안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출범시켰으며 대형마트 내 입점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근린 포맷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 시키기도 했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했으며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Fulfilment Center)’를 조성하며 몰려드는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통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다”며 “CEO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사장의 구체적인 사임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 경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임 사장 후임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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