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실종 및 학대 아동의 안전한 보호소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소재 CU의 스태프 윤모(59)씨가 실종아동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있는 모습. /BGF리테일
편의점업계가 실종 및 학대 아동의 안전한 보호소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소재 CU의 스태프 윤모(59) 씨가 실종아동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있는 모습. /BGF리테일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편의점이 실종 및 학대 아동의 안전한 보호소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 CU, ‘엄동설한’에 길 잃은 아동 보호… “편의점 사회안전망 역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한 점포에서 실종 아동을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한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7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충청북도 청주시 소재 한 CU 점포에는 A군(6)이 들어왔다. 당시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기록적인 한파인 데도 불구하고, A군은 외투 하나 걸치지 않은 차림이었다.

야간근무 중이던 스태프 윤모(59) 씨는 날이 채 밝지도 않은 시간에 점포로 들어온 A군을 보고 따뜻한 난로가 있는 카운터 안으로 들였다. 시린 손을 연신 입김으로 녹이는 A군을 위해 본인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덮어주기도 했다.

집 주소와 부모님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아이가 너무 어려 이를 기억하지 못했고, 윤씨는 바로 경찰에 A군의 실종 신고를 했다.

윤씨와 대화를 나누며 긴장이 풀린 A군은 “일어나보니 집에 부모님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찾아 나선 것”이라며 “너무 춥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익숙한 편의점으로 들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동네를 수차례 돌며 애타게 아이를 찾던 부모는 인근 CU에서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와 A군을 인계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A군은 다음날 부모의 손을 잡고 점포에 방문해 재차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CU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워진 요즘, 편의점이 안전한 보호소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는 실종 및 학대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CU는 지난 2017년 업계 최초로 전국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길을 잃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이나 가족에게 인계하는 실종예방 신고 시스템 ‘아이CU’를 시작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80여 명의 아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또한 CU는 지난해부터는 ‘아이CU’에 점포 근무자가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할 시 POS(계산단말기)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아동 학대 범죄 신고 기능’을 추가했다.

◇ 편의점업계, ‘아동안전지킴이’ 활동 적극  

세븐일레븐은 작년 12월 전국 8,100여가맹점이 ‘아동안전지킴이집’ 활동에 참여를 신청했다. 아동안전지킴이집 점포는 △아동학대 여부 관찰 및 신고 △아동학대 예방 안내 및 홍보 △아동 임시 보호소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지난 2009년에는 경찰청과 아동안전지킴이집 협약을 맺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도담도담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일환으로 점포 POS 객면 화면에 아동학대 신고 및 예방 관련 안내문을 상시 게재하고 있으며 점포 내부에 설치돼 있는 디지털사이니지(D/S)에도 관련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GS25도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GS25 3,000여점포를 통해 ‘아동안전지킴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동안전지킴이 점포는 학대를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이 편의점으로 방문하면, 경영주가 일차적으로 아동을 보호하고 경찰에 인계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아울러 아동이 즐겨 찾는 햄버거, 면류, 유제품과 아동 케어에 필요한 물티슈 등 10여개 상품에 아동학대 예방 이미지를 추가해 아동이 해당 활동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