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10년 동안 10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비건은 약 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10년 동안 10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비건은 약 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지난 2018년부터 채식주의자가 됐다는 A양(23)은 “국내 채식 제품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늘어나는 채식 인구에 맞춰 더 다양하고 맛있는 제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건강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채식주의자(vegetarian)는 △비건(vegan, 완전 채식) △락토(lacto, 우유·유제품 허용 채식) △오보(ovo, 달갈 허용 채식) △락토 오보(lacto ovo, 달갈·우유·유제품 허용 채식)로 나뉘는데, A양은 이 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이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10년 동안 10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비건은 약 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기자가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검색해본 결과, 2021년 1월 11일 현재 ‘비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47만4,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직접 SNS 인스타그램을 검색해본 결과, 2021년 1월 11일 현재 ‘비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47만4,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기자가 직접 SNS 인스타그램을 검색해본 결과, 2021년 1월 11일 현재 ‘비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47만4,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 비건 늘며 대체육 시장 급성장

채식주의자 수가 증가하자, 대체육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육류 대신 식물성 고기인 대체육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이베스트증권이 작년 5월 발표한 ‘소비재-미래형 식사: 대체육&밀키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리서치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건’ 열풍과 성장하는 시장에 발 맞춰 국내 유통·식품업계는 다양한 대체육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단백질 버거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데 이어 11월에는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를 선보였다.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로 만든 ‘미라클 버거’ 패티와는 달리 노란 대두를 기반으로 비트, 블랙커런트 등 채소과일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실제 고기처럼 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원F&B는 작년 4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신제품 ‘비욘드비프’와 ‘비욘드소시지’를 출시했다. 회사 측은 “두 제품은 각각 잘게 간 소고기와 돼지고기 소시지 형태이며 맛과 식감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해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5월 비건인들을 겨냥한 ‘고기 대신’ 시리즈 상품을 내놓았다. ‘고기 대신’ 시리즈는 ‘비건 양념 순살 후라이드’, ‘비건 한입까스’ 등 총 6종으로, 기존의 푸석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콩고기 상품의 품질을 보완했다.

◇ “대체육, 다양한 상품군 보강 필요”

유통·식품업계가 채식주의 소비자를 겨냥한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기존 육류 제품이나 해외 대체육 시장에 비해 한정적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평생을 채식주의자로 살아왔다는 B씨(38)는 “육류를 제외한 식재료 만으로 채식 요리를 해먹는데 한계가 있어 현재 출시돼 있는 채식 제품들을 가끔씩 먹곤 한다”면서도 “제품의 종류가 한정적인 것 같아서 아쉽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작년 11월 발표한 ‘2020 가공식품 식육가공품 보고서’를 살펴보면 소비자 인지 및 취식 행태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대체육에 대해 제품 종류가 한정적이고(39.7%), 구입 장소를 찾기 어려워(35.5%)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햄버거 패티부터 만두, 소시지, 돈가스 등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기존 육류 제품이나 해외 대체육 시장에 비해 메뉴와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타나 다변화되는 소비자 요구에 맞게 다양한 상품군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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