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이 4‧7 보궐선거를 위한 채비에 돌입했다. 그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며 우선순위에서 밀어 두었지만, 법이 제정된 만큼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모양새다. 

정의당은 11일 보궐선거 후보선출 선거공고를 했다. 오는 21일까지 후보등록을 하고, 내달 1일 투표를 시작해 내달 5일에는 후보 선출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김윤기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노동자와 시민의 삶을 바꿀 정의당의 도전에 앞장설 후보에게 기대와 응원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첫 출사표도 나왔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서울 전면 수정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는 말이 있다”며 “옛사람들 이야기를 반복해서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초 성 평등 시장’·‘최초 노동자 시장’·‘40대 젊은 시장’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서 ‘수도 이전’에 앞장서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적정 규모의 인구와 인프라를 통해 서울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서울집중을 해체하기 위한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정책 추진 ▲지방 이전 지원 프로그램 대폭 확대 ▲서울형 주거 보장제도 1년에 10만 개 확보 등을 공약했다.

아울러 ▲친노동 서울정부를 위한 ‘노동부시장’을 신설 ▲성평등 기본을 위한 ‘젠더정책국’, ‘서울젠더안전진흥원’ 신설을 언급했다. 그린 뉴딜의 일환으로 ‘2030년 화석연료차량 금지’ 등도 주장했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안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시스

◇ 대안 정당 입지 구축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독자 완주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 민주당의 귀책사유가 분명한 만큼 결코 함께할 수 없다는 이유다. 

권 시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변화를 열망했던 촛불 시민의 뜻을 배반한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라며 “아직은 사면 복권시킬 수 없는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묶어두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은 존재한다. 정의당이 스스로 선거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범진보정당 및 시민사회 연대를 통해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지만, 각 정당들이 독자 후보를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에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제3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선거 국면에서 정책·비전으로 눈도장을 찍는 등 대안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심산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전체적인 방향은 미투(MeToo)선거가 기본이지만, 민생위기와 코로나 대응 기조를 같이 갖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제3당으로서 입지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대선과 지선까지 그림을 그리는 선거를 치른다는 큰 흐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당 정치의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차별화 된 정책의 언어, 민생의 언어를 가지고 흥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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