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당내 경선에서 후보로 뽑힐 시 단일화에 나선다는 조건부 합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내에서 첫 단일화가 성사됐다. 야권이 ′단일화 논의′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맞불’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범여권 단일화’가 급물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약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 공감하며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두 의원은 각자 당의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단일화에 나선다는 데 조건부 합의를 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를 미뤄뒀다. 이들은 “일정과 방식에 대해서는 상호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받들어 당과 협의해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간 선거를 앞두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범야권이 후보 경선을 앞두고 달아 오르는 분위기인 것과는 달리,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여론이 야권으로 기우는 모양새도 ′위기′로 작용했다.

이에 우 의원은 양당간 당 대 당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전날(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작년부터 통합을 계속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 지금 5개월이 다 되도록 추진이 안 되니까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 통합으로 통합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 등 물리적인 제약으로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단일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계속 주장해왔지만, 시간상으로나 조건이 여의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 이들이 후보 단일화에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인지도 단일화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뉴시스

◇ 당내 경선이 관문

그러나 범여권 단일화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들이 많다. 특히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다른 후보들의 반응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경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박 장관은 전날(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결정) 시점은 다가오고 있다”라며 출마를 시사했다. 당내에서도 박 장관의 출마를 기대하는 분위기인 만큼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 참여한다. 열린민주당은 후보자별 정견발표, 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내달 5일부터 8일까지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해 9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당내 경선 결과와 다른 후보들이 단일화에 얼마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지 등에 따라 실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는 민주당 내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초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이 언급되자 선뜻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새어 나왔다. 비슷한 색을 가졌다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결이 다르다는 이유다. 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내에서 (단일화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일단은 그냥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범여권 단일화’에 정의당의 참여까지도 언급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책임론’을 강조하며 단일화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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