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가 1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2021년도 신차 출시 계획과 올해 운영 목표, 비전 등을 밝히는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행사 간 새롭게 발표된 내용은 없다. 이전에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을 반복한 게 전부다. 행사를 주최한 의도에 대해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날 포드코리아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에는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코리아 대표가 직접 등장해 올해 계획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은 하나 같이 원론적인 얘기뿐이었다. 포드는 2023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개발(R&D)에 40억 달러(약 4조3,800억원) 및 2022년까지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포함한 저공해 친환경 자동차 개발 등에 115억 달러(약 12조5,9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출시되는 신차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각 차량의 장점들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이미 지난해 4분기쯤부터 포드코리아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나 다수 매체의 취재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이다. 새로운 내용은 전무하다.

소비자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신차 출시 일정에 대해서도 전혀 발표가 없었다. 두루뭉술하게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만 전했을 뿐이다. 그나마 포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브롱코를 소개할 때는 “올해 신차 라인업의 마지막을 장식할 모델”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 중 가장 늦게 도입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간담회를 마치고 개별문의를 해 얼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 총 6종의 신차 출시가 되는데, 이 중 포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은 지난 6일 이미 출시됐으며, 픽업트럭 모델인 포드 레인저 2개 트림(와일드트랙·랩터)은 2분기 도입 예정이다. 풀사이즈 SUV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내비게이터는 상반기 중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으며, 브롱코는 연말쯤 한국 출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마저도 가정이라 명확하지 않다. 미국 포드 본사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또 포드코리아는 올해 한국시장에서의 목표치에 대한 사전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았다. 제프리 대표는 “내부적으로 정해둔 목표치는 있으나, 구체적인 수치 공개는 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올해 한국 시장에서 목표치를 1만5,000대라고 천명한 것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포드코리아는 한때 한국 시장에서 4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던 상위권 수입차 브랜드였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은 연간 판매대수가 8,737대, 7,069대로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에 자신감이 없어진 것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기자들이 시간을 할애해 간담회에 참석했음에도 채팅창을 통해 접수된 질문내용에는 전혀 답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반쪽짜리 행사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포드코리아 측은 행사 신청 전 사전질문을 미리 접수 받았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중복된 질문에 대해 먼저 답을 하고 이어 라이브로 추가되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공언(空言)에 불과했다.

포드코리아 측은 “온라인 간담회 채널이 여러 개가 있으며, 많은 기자들이 질문을 해 모두에게 답변을 하는 것은 시간 관계상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며 “채팅을 통해 올려준 질문에 대해서는 별도로 답변을 주겠다”고 해명했다.

포드코리아에 묻고 싶다.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다 공개된 내용을 그저 ‘읽는 것’에 그칠 수준이라면 간담회를 주최한 목적이 대체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인 신차 출시 일정이나 올해 목표치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사장은 소비자와 소통할 생각이 있는 것인가. 불명확하고 어줍잖은 내용만을 발표한 이번 온라인 간담회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다. 타인의 시간을 뺏었으면 그만큼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길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