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김하성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힌다. /뉴시스
이정후는 김하성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힌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7년,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정후는 KBO리그에 큰 충격을 안겼다. 고졸신인이 단숨에 주전자리를 꿰찼을 뿐 아니라,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0.324의 타율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이종범의 아들’이란 무거운 수식어를 단숨에 지워버리는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이후 전설의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2년차인 2018년엔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경기력에 있어서는 징크스 없이 0.355의 타율을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0.330이 넘는 타율을 놓치지 않았다. 신인왕은 물론 세 차례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고, 연차별 최고연봉 기록도 줄줄이 갈아치우고 있다.

이제 프로 5년차를 앞두고 있는 이정후는 ‘넥스트 김하성’으로 꼽힌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정후는 프로 입성 이후 줄곧 김하성과 닮은꼴 행보를 걸어왔다. 고졸신인으로서 프로에 입성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점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김하성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것도 4년 총액 2,800만달러를 보장받는 ‘대박’을 터뜨리며 우승을 노리는 팀의 일원이 됐다.

이정후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올 시즌을 포함해 약 3년이다. 별다른 변수 없이 7시즌을 채우면 포스팅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를 노크할 수 있다. 고졸신인으로서 프로에 입성하자마자 활약하기 시작한데다, 2018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면제 혜택도 받은 만큼 만 26세가 되기도 전에 기회를 잡게 된다.

더할 나위 없는 이정후지만, 보다 확실한 메이저리그 진출 및 성공을 위해선 지금껏 그래왔듯 진화도 필요하다. 김하성, 그리고 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 및 안착에 성공했던 강정호는 공격력 뿐 아니라 내야수로서 좋은 수비력도 인정받았다. 그런데 외야수인 이정후의 경우 공격력, 특히 장타력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이미 중장거리형 타자로의 변화에 시동을 건 상태다. 데뷔 초부터 날카로운 선구안과 정교한 타격을 뽐내더니 시간이 갈수록 파워까지 더했다. 지난 시즌엔 1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개인 신기록이자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역대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강점으로 꼽히는 수비도 더욱 향상된다면 금상첨화다. 이정후는 수비력이 준수할 뿐 아니라 외야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도전에 있어서도 쏠쏠한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험을 기반으로 한 노련함과 더욱 강력한 송구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완벽에 가까워진다.

‘메이저리거 이정후’를 향한 쾌속질주가 또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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