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던 통신업계가 올해도 5G 가입자 수 순증 추세, 마케팅 비용 지출 축소 등에 따른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Getty images,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 열풍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이동통신업계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G 가입자 수 순증 추세, 마케팅 비용 지출 축소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통신사 4분기 예상 영업익 전년 대비14.4%↑… 5G가입자 순증 등 영향

하나금융투자는 14일 발표한 ‘통신서비스 Overweight’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통신 3사는 2월 초에 2020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4분기 통신3사의 연결영업이익 합계는 5,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통신과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부문 및 본사 통신부문 모두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 분기와 대비해선 영업이익이 37.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는 계절적으로 4분기에 많은 비용이 집행되는 통신사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신사의 4분기 영업비용은 통상 다른 분기보다 약 2,000~3,000억원 정도 증가한다. 또한 지난해 3분기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하나금융투자는 통신업계가 4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5G 순증 가입자 폭 확대, 이동전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폭 성장 등을 꼽았다. 특히 월간 평균 50만명 수준이었던 5G 순증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월 95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애플 아이폰12 등 5G 전략 스마트폰 출시 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IPTV 등 유선 매출액 역시 4분기에도 완만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지속되는 양상이고 IPTV 가입자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무선 대비 매출액 규모는 적어 유선 매출액 증가 자체가 통신사 서비스 매출액 증가에 크게 기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4분기 최고 실적 예상은 SKT… 3분기 부진했던 KT도 호실적 전망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2020년 4분기에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예측한 SK텔레콤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한 수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비통신 및 자회사뿐만 아니라 본사의 통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어닝 시즌에 투자자들로부터 우수한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연결·본사 모두 전년동기비 높은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SK텔레콤 통신서비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의미 있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마케팅비용 및 감가상각비가 적절히 조절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분기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던 KT도 4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측 예상에 따르면 KT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가량 상승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KT는 특히 자회사 실적을 뺀 본사의 통신부문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KT의 4분기 통신부문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로 대규모 직권해지로 인한 이동전화 ARPU 상승 폭 증가와 마케팅 비용 감소를 꼽았다. 특히 마케팅 비용 부문의 경우, 단말기 판매대수와 인당획득비용(SAC)이 전분기대비 증가할 전망이나 광고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마케팅비용은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7%, 6% 증가하는 수준에서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C카드 및 부동산 자회사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명퇴 단행에 따른 일회성비용 반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회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전년동기비 큰 폭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2, 3분기에 통신3사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여줬던 LG유플러스는 4분기엔 조금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의 LG유플러스 4분기 연결 영업이익 예상치는 1,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의 증가와 함께 단말기 교체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5%에 달하는 높은 이동전화매출액 성장을 기록해 탑라인 성장을 이끌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4분기에 나타날 서비스매출액 추이는 향후 LG유플러스의 실적 기대감을 높여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5G가입자 순증 폭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올해 통신사들에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듯하다. 실제로 월간 평균 50만명 수준을 기록했던 5G 순증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월 95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Getty image, 시사위크DB, 편집=박설민 기자

◇ “5G가입자 증가에 망중립성 예외까지”… 통신사들 올해 실적도 ‘맑음’ 예상

한편, 4분기 예상실적을 바탕으로 비춰보면, 올해 통신업계 상황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이동전화 매출액 증가폭이 커지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 및 감가상각비(건물이나 기계 설비 등의 고정자산의 가격 감소를 보상하기 위한 비용) 증가 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5G가입자 순증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올해 통신사들에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듯하다. 마케팅 비용 증가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동전화매출액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S21, LG롤러블폰 등 신형 5G스마트폰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어 5G가입자 순증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통신 관련 이슈도 통신사들에게 웃어주는 분위기다. 넷플릭스 규제법 통과 등으로 인한 망패권 강화와 5G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망중립성 예외 규정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통신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활용한 데이터 송수신에 별로 비용을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유지되고, 5G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전용망 구축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적용되는 기준이 마련되면서 5G통신 분야의 ‘진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과 관련된 망중립성 예외 규정 적용, 넷플릭스 규제법 등 올해 통신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이슈가 많은 편”이라며 “이슈만 놓고 보면 통신사들의 주가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아 통신 3사의 주가가 서서히 반등 국면을 모색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가들의 기대처럼 2021년 통신사 실적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0년엔 당초 우려와 달리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면 2021년엔 투자가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로 높은 이익성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분기 예상 실적을 감안할 때 2021년 통신 3사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 성장 예상된다. 특히 장기 이익 성장 기대감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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