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면서 ′3자 대결론′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야권 내 단일화가 지지부진하자 ‘3자 대결’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던 지도부의 의중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14일 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1.9%로 더불어민주당(30.7%)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었다. 국민의힘이 지난주에 비해 1.6%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1.4%p 상승했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7%로 민주당(24.6%)을 10.1%p 앞지르고 있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지난해 12월 5주 차(28~30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32.1%) 국민의힘을(30.7%) 앞서던 것과는 달라진 상황이다. (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앞서 국민의힘 내에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3자 대결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본래 야권 후보 중 대세를 점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당 안으로 끌어들여 야권 연대를 하겠다는 시나리오였지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며 힘겨루기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전은 급기야 감정싸움으로도 비화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 대표를 향해 ″문제는 소통”, “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전부 부정적”이라는 등의 발언이 터져 나왔다. 김 위원장도 지난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는)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이날 ′네거티브 공세′라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중도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중도′를 내세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명분도 약해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 국민의힘, ‘3자 구도’ 힘 싣기

중도 지지층이 국민의힘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인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이 안 대표를 끌어 들이려는 가장 큰 이유가 중도층 포섭이었지만, 사실상 ‘중도’를 내건 안 대표의 명분 조차도 약해지는 모양새다. 앞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주 차 30.0%였던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은 32.1%(1월 1주 차), 34.6%(1월 2주 차)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1.3%인 민주당 중도층 지지율보다도 3.3%p 앞섰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작아지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안 대표를 “안 대표를 왜 큰 변수로 보느냐”며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힘 지지자”라며 “국민의힘에서 나경원(전 의원)과 오세훈(전 서울시장)을 경쟁 시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하면 언제든지 지지율은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신환 전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안 대표의 지지 내용 보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45%정도 들어간다”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같은 ‘낙관’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무성 전 의원은 전날(1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누가 봐도 3자 대결로는 이길 수 없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내놓는 안철수는 이미 서울시장 선거에서 상수”라고 언급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 통화에서 “보궐선거는 일반선거와 달리 투표율이 낮아서 결국 누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조직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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