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이자 친문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 입장을 밝혔다./뉴시스
호남 출신이자 친문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 입장을 밝혔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광주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광주 광산구을) 의원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나서면서 호남과 친문 표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이재명 지사 지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답변 하는 와중에 이재명 지사가 차기 대권에 보다 적절하다는 발언을 했다”며 “기왕에 내 놓은 말이니 책임지고, 다른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다. 필요하다면 머지않아 제 생각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의원은 대선주자 지지 입장을 정할 때 같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기준이 될 수 없다면서 ‘가치와 노선’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저의 입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낙연 대표가 고향 출신인데 왜 그러느냐는 말씀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출신 지역이 호오나 찬반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저는 DJ(김대중)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줄곧 DJ를 지지했다. 호남 혹은 목포 출신이어서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며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부산 출신이어서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함께 할 공직 후보를 선택하는 정치인에게 왜 고향 출신을 지지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합리적인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치와 노선을 함께 할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정치인이 걸어야 할 바른 길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지난 12일 한 언론을 통해 최근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낙연 대표가 사면론을 이야기하면서 미련을 버렸다”고 비판하며 “현재 시대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지금 상황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더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남 지역‧친문 의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이재명 지사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민 의원이 처음이다. 민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냈으며 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사회정책비서관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1년간 보좌했다. 민 의원이 이재명 지사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호남과 친문 세력 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남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낙연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최근 이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국적인 대선주자 지지율이 밀리고 있는데다 호남 지역에서까지 하락세를 보이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지역 국회의원인 민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재명 지사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이낙연 대표 측은 불편한 기색을 표출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이개호 의원은 ‘KBS 뉴스7 광주전남’에 출연해 민 의원의 이재명 지사 지지 발언에 대해 “같은 당 안에서 본인이 선호하는 후보를 밝힐 수는 있지만, 타 후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하는 일인데, 이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와 특정 후보에 대한 비지지를 함께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의외”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대권을 두고 편 가르기나 줄서기 분위기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한 명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안 나타나고 있다”며 “당내 줄서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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