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 방안을 놓고 여전히 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 방안을 놓고 여전히 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진 데 대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내 단일화 논의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당분간 독자 행보에 주력하면서 여전히 주도권 잡기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17일 오 전 시장의 출마 선언과 관련해 “많은 야권 후보들이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함께하는 것이 동료”라고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은 같은 날 오전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2022년 정권 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에겐 당장 선거 다음 날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중요하다”며 ‘시정 경험’을 강점으로 부각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에 나설 경우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안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빚으면서 야권 단일화는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다”며 “지난 열흘간 국민의당 반응이나 안철수 대표 반응을 보면 사전 단일화는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강조하면서도 당분간 독자 행보를 이어 갈 모양새다. 야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초 단일화 언급’을 하면서 입당 압박을 한 데 대해서도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는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그러한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통해 야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안 대표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 재개발 지역 현장을 방문해 주거 실태 점검에 나섰다. 연이은 민생행보의 일환이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오히려 주민들이 불편함은 물론 안전까지도 위협받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최대한 현장 조건에도 맞지 않고 주민들도 원하지 않는 부분들은 주민 총의를 바탕으로 해서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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