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타이어, 실리카 성분·독특한 트레드… 저온·눈길에서도 제동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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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륜구동 차량들은 전륜구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길에 취약하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눈만 내렸다하면 고가의 스포츠카나 수입자동차 등이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도로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러한 차량들은 대부분이 후륜구동 베이스의 자동차다. 후륜구동 차량은 전륜구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길에서 취약하다. 그럼에도 종종 눈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주행하는 후륜구동 차량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차량들은 대부분이 겨울용 타이어(윈터타이어)를 장착한 차량들이다. 후륜구동 차량도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눈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게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먼저 후륜구동 차량이 눈길에서 전륜구동 차량에 비해 취약한 이유는 자동차 무게배분과 마찰력 때문이다. 마찰력은 마찰계수×수직항력(중량) 공식이 성립한다. 중량이 많이 실리는 쪽이 마찰력이 더 크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세단이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다수의 차량은 엔진이 앞쪽에 위치한다. 뒤쪽에는 트렁크와 뒷좌석이 위치하고 있어 사실상 빈공간이다. 이러한 설계로 인해 차량의 뒷바퀴에는 하중이 앞바퀴에 비해 적게 실리게 된다. 즉, 중량이 적게 실리는 뒷바퀴의 마찰력은 앞바퀴에 비해 작으며, 후륜구동 방식(FR) 차량은 전륜구동 방식(FF) 차량 대비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4륜구동이나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4륜구동은 차량을 출고할 당시 선택하는 옵션이라 후륜구동 차량을 출고한 이후에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 경우 겨울철 눈길에서 안정감 있는 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겨울용 타이어 사용이 필수로 꼽힌다.

겨울용 타이어는 여름용이나 사계절용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찰력(접지력)이 크다. 마찰력이 큰 겨울용 타이어는 겨울철 살얼음이 낀 빙결노면이나 눈이 쌓인 눈길에서 다른 타이어 제품군 대비 높은 제동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한국타이어가 눈길에서 40㎞/h로 달리는 상황에서 측정한 제동거리는 사계절용 타이어가 37.84m, 겨울용 타이어가 18.49m로 나타났다. 일본 타이어 전문업체 브리지스톤에서도 빙판길 제동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30㎞/h의 주행 속도에서 사계절용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이 완전히 정차하기까지 소요된 거리는 42.7m, 동일 차량이 브리지스톤 블리작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는 정차까지 26.3m 거리가 미끄러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겨울용 타이어가 사계절용이나 여름용 타이어보다 정차까지 제동거리가 짧은 이유는 원재료와 트레드 디자인 설계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업계에 따르면 겨울용 타이어에 사용되는 고무는 여름용·사계절용 대비 훨씬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이는 실리카 성분 덕분이다. 실리카 성분은 저온에서도 말랑한 고무의 성질을 유지하게 해준다.

일반적인 여름용·사계절용 타이어는 기온이 7℃ 이하로 떨어질 경우 고무가 딱딱해지면서 노면과의 접지력이 약해진다. 그러나 겨울용 타이어는 7℃ 이하에서도 고무의 성질을 유지할 수 있어 타이어의 제동 성능에도 큰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타이어 트레드도 겨울용 타이어는 독특한 모양이다. 일반적인 타이어는 타이어 홈이 일직선으로 나있으면서, 좌우로 규칙적 또는 불규칙적인 블록과 패턴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겨울용 타이어(알파인 타이어)는 ‘V’형의 모양으로 홈이 나있다. 이는 눈과 살얼음, 물기 등을 타이어 바깥쪽으로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구조의 패턴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눈이나 비가 내린 날뿐만 아니라 외부 기온이나 노면 온도가 7℃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일반적은 여름용·사계절용 타이어는 제동성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며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타이어 교체가 불편한 소비자들은 대안으로 타이어 측면에 알파인 눈송이(3PMSF·산과 눈꽃마크)가 그려진 ‘올웨더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차선책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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