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대학생 임모(24) 씨는 최근 ‘곰표맥주’를 구매하기 위해 CU 편의점 5곳을 방문했지만, 돌아온 건 “재고가 없다”는 직원의 대답 뿐이었다. 그는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에 곰표 인증샷을 많이 올리는 걸 봤다”며 “패키지도 귀엽고 맛도 궁금해서 꼭 사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양모(29) 씨는 최근 어렵게 구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을 아껴 먹고 있다. 그는 “또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르니까 아끼게 되는 것 같다”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과자를 구매한 게 기뻐서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 SNS서 입소문 타는 ‘희귀템’… 중심엔 MZ세대가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곰표맥주’와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등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상품들이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곰표맥주’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소맥분 제조 브랜드사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개발해 출시한 상품이다. 프랑스 맥주 ‘블랑 1664’와 비슷한 과일맛이 나 여성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작년 5월 출시 직후 계속되는 인기에 최근까지도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기존 ‘꼬북칩’에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 맛을 입힌 상품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50일 만에 350만봉 판매를 돌파한 뒤 이후 4개월 만인 이달 누적판매량 1,100만봉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이런 성과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출시 초기 인기를 견인했던 온라인 반응이 자발적인 입소문으로 지속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희귀템(거의 볼 수 없는 아이템)’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MZ세대가 빠질 수 없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유통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물건을 선택할 때 맛과 귀여움, 재미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 업계 “MZ세대 잡아라”… 콜라보레이션·재탄생 상품 ‘속속’
업계는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춰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해 재탄생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MZ세대의 마음을 얻어 또 한 번의 품절 대란을 일으키려는 노력이다.
CU는 하이트진로와 손 잡고 업계 최초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 2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상품은 ‘쫀득한 두꺼비 마카롱’과 ‘깔라만시 컵케익’으로, 진로와 협업 상품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두꺼비 캐릭터가 삽입돼 있다.
양윤정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두꺼비 팝업스토어에 1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두꺼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번 협업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GS25도 두꺼비 캐릭터 사수에 나섰다. GS25는 △진로안주플래터 △두꺼비감자칩 △두껍면떡볶이 △두꺼비헛개껌 등 진로이즈백 협업 상품 4종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상품 전면 디자인에 진로이즈백의 고유 색상과 두꺼비를 내세운 게 특징이다.
황보민 GS25 가공식품 MD는 “진로안주플래터와 두꺼비감자칩은 주류와 함께 구매되는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상품이라 핵심 상품으로 꼽힌다”며 “이번 협업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36년 된 스테디셀러 ‘초코송이’의 자매품 ‘하양송이’를 출시했다. ‘하양송이’는 리얼 초콜릿을 사용한 기존 초코송이와 달리 하얀색의 치즈맛 초콜릿을 더해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젊은층이 즐겨먹는 간식인 치즈케이크와 치즈볼의 ‘단짠(달콤+짭짤)맛’을 구현했다”며 “익숙한 기존 스테디샐러나 히트 상품에 새로운 디자인과 맛을 더해 신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재창조 트렌드에 맞춰 선보이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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