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6 14:21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박근혜·이명박, 사면할 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박근혜·이명박, 사면할 때 아니다"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1.01.18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약 120분 간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5년차 구상을 언론과 국민들 앞에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지난해 기자회견 이후 1년 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사면, 검찰개혁, 부동산 등 예민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연초에 논란이 됐던 이슈를 털고 올해는 경제정책을 위주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자회견은 ▲정치·경제 ▲사회·방역 ▲외교·안보 등 3개 분야에 대해 질의응답이 이뤄졌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사상 최초로 온·오프라인을 병행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인지 ‘방역’ 분야가 질의응답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 사면론에 대해 “국민공감대” 언급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문 대통령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냐는 것이었다. 그간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기자회견의 첫 질문은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요구였다.

질문을 받은 후 문 대통령은 “오늘 그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들 하셨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 솔직한 제 생각을 말씀 드리기로 한다”고 밝혀 해당 이슈에 대해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 13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밝힌 “국민 눈높이”와 맥락이 같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국론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되기는커녕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연계해 한명숙 전 총리의 사면을 묻는 질의에도 문 대통령의 답은 같았다. 연초 정치권을 달궜던 사면 이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이슈를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솔직한’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 박원순·윤석열·부동산 질문에도 ‘솔직한’ 답변

첨예한 사안에 대한 질문은 사면론이 끝이 아니었다. 지난 1년 내내 이어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그간 추-윤 갈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그는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서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웠다”면서도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남은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에둘러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남은 임기 동안 윤 총장이 정치적인 행보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지난해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투기 억제 중심에서 공급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 투기(차단)에 역점을 두었지만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혀 사실상 이전 부동산 대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존의 투기를 억제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수도권 지역의 공공부문 참여 주도를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재개발을 하겠다.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부동산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고 그리고 그 이후에 논란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조장되는 상황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서울시장 공천을 위한 당헌 수정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선택,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 존중한다“고 선을 그었다.

◇ 정치적 논란 사안 털고 정책 집중 의지 보여

이날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전반적으로 ‘원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문 대통령의 평소 발언 맥락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역과 경제, 그리고 부동산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답변 역시 지난 1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밝힌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방역과 경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내달부터 시행해 늦어도 올해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경제도 백신 접종과 함께 회복해 상반기 내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모습은 집권 5년차에는 경제·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부동산·추-윤 갈등·박원순 사건과 연초에 불거진 사면론 등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지 않고 입장을 밝힌 것도 이같은 논란을 해소하고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도 지지층 및 여권 인사들의 비판을 상쇄하면서 정쟁을 종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집권 말기 정부의 성과가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