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5 22:22
[김종철 신년기자회견] 정의당, ′입법노트′로 개조
[김종철 신년기자회견] 정의당, ′입법노트′로 개조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1.01.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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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2021년을 정의당의 ‘입법노트’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간 ‘데스노트’로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거대 양당의 정치 공학적 관계에 휩쓸리지 않고, 과감한 입법 과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기간 성과에 집중하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변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 ‘전 국민 소득보험’에 집중

김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감한 개혁 의제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21년 정의당은 ‘데스노트’가 아닌 ‘입법노트’로 ‘살생부’보다는 ‘민생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대표는 올 한해 당력을 집중할 입법 과제로 ‘전 국민 소득보험’을 꼽았다. 김 대표는 “전 국민 소득보험은 기존의 고용보험을 넘어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그리고 자영업자까지 전 국민을 포함하는 소득기반 사회보험”이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도입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복지국가 초석을 쌓겠다”고 말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는 정의당의 자신감을 한층 끌어 올린 모양새다. 김 대표는 이날 “실제로 중대재해법을 제출했을 때 함께했던 민주노총, 한국노총, 제정운동본부 등에서도 과연 가능하겠냐는 질문들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현실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여론을 모아 성과를 만들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학습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그는 “21대 국회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채택한 전략이 ‘읍소’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 민주당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국민의 압력”이라며 “정의당은 그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국민을 설득해 민주당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코로나 극복 패키지 법안 ▲포괄적 차별금지법 ▲생애주기별 기본자산제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특별재난연대세’, 배진교 의원이 발의한 ‘4stop(영업제한에 대한 임대료·공과금·대출이자·위약금 면제) 법안’과 발의 예정인 ‘코로나 극복 패키지 법안’ 등을 우선 순위에 뒀다. 심상정 의원의 ‘주거 급여법 개정안’도 입법 과제로 꼽았다.

◇ 중장기 비전으로 ‘대전환’ 기틀 마련

정의당의 비전은 ‘단기 목표’에 한정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보궐선거에서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 묻는 질문에 “단기간 성과를 내서 승부를 보자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2년이라는 임기동안 장기적으로 무엇을 과제로 동의를 만들어 낼지, 차분하게 만들어 갈 것이 무엇인지를 갖고 승부를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시선이 이번 보궐선거를 넘어 향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까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날 거론한 중장기 목표 역시 이를 염두에 뒀다. 김 대표는 장기적 과제로 ▲조세개혁 ▲연금개혁 ▲국토균형발전 등을 강조했다. 그는 “과감한 변화를 위해 올해 각 분야별 특별위원회와 TF 등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내겠다”며 “이러한 변화들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만들어 정의로운 대전환의 기준점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보편증세′나 ′연금개혁′ 등은 사실상 금기시 되는 부분이다. 강력한 저항이 뒤따르는 까닭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앞으로 심해질 양극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누군가가 변화에 총대를 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것을 방기하고, 두고보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고통″이라며 ″누군가는 얘기해야 한다. 상황이 악화되는 데 그때그때 반창고를 붙이듯이 땜질하는 건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개혁 의제도 꺼냈다. 지난 총선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가장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실패했던 일은 정의당에게 뼈아픈 경험 중 하나다. 이에 정의당은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추진해 미완의 정치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광역의회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시라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는 사표를 줄이고 집권 세력의 협치 또한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시작은 민심이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라고 강조했다.

중대재해법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정의당은 더욱 과감한 정책으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뉴시스

◇ “민주당은 신(新)보수정당”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상당 부분을 민주당에 대한 비판으로 채웠다.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안 정당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정부·여당은 국민의 삶의 개선이 목표가 아니라 재집권을 할 수 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돼버린 기득권 정당 행태”라고 비난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미온적 태도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위한 설득을) 왜 정의당만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공약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다. 앞서 정부·여당이 시행했던 ‘착한 임대료’ 사업의 전례를 거론하며 적극적인 정책만이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선의에만 기대는 것은 국민이 정치 권력에게 준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는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는 결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진보 야당이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과도 전혀 단일화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민주당 2중대라고 한다면 (정의당이) 선거에서 독자 완주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것이 모든 것을 보여준다”며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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