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화재 결함 파문으로 흔들렸던 BMW가 올해 본격적인 재기를 노리고 있다. /뉴시스
최근 수년간 화재 결함 파문으로 흔들렸던 BMW가 올해 본격적인 재기를 노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MW는 ‘한때’ 국내 수입차시장의 맹주였다. 1995년 업계 최초로 한국 지사를 설립해 기반을 닦았고, 줄곧 시장을 주도하며 함께 성장해왔다. 특히 수입차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시작된 2000년대 후반 이후엔 7년 연속(2009~2015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까지나 ‘한때’의 이야기다. 2016년, BMW는 맹렬히 추격해오던 라이벌 벤츠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2018년과 2019년엔 화재 결함 파문 속에 판매실적이 아예 뒷걸음질쳤다. 그 사이 벤츠는 거침없는 독주를 이어가며 BMW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이처럼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며 옛 영광과 멀어졌던 BMW에게 2021년 새해는 무척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재기의 시동을 걸고,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아야 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BMW는 지난해 5만8,39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다. 이는 4만4,191대까지 떨어졌던 2019년 판매실적 대비 32.1% 증가한 수치다. 또한 BMW의 역대 최대 판매실적으로 남아있는 2017년의 5만9,624대에 바짝 다가선 것이기도 하다.

BMW의 목표는 단순하다. 예년의 꾸준한 성장세를 되찾고, 나아가 업계 1위 자리 및 맹주 타이틀을 되찾는 것이다.

때마침 벤츠에선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여전히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2019년 3만3,000여대까지 벌어졌던 벤츠와 BMW의 격차는 지난해 1만8,000여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여전히 격차가 크긴 하지만, 추세에 있어서는 의미가 크다.

BMW가 재기를 향한 발걸음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당면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벤츠와 뜨거운 맞대결을 펼쳐오고 있는 E세그먼트 부문에서의 선전이 필수적이다. 영원한 맞수인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는 지난해 말부터 다시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그보다 시급한 것은 역시 신뢰 및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다. BMW는 화재 결함 파문으로 신뢰 및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 특히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파문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화재 결함 관련 리콜은 마무리됐지만, 결함 은폐 의혹 및 보상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은폐 의혹의 경우 검찰 수사가 올해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등 관계자 소환 과정에서는 물론, 기소여부에 따라 거센 파문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BMW가 2021년 신축년을 재기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화재 결함 후폭풍에 또 다시 휩싸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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