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중국 판호 발급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의 개각이 이뤄졌고 현지에서도 외자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면서 올해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재개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올해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중국 판호 발급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의 개각이 이뤄졌고 현지에서도 외자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면서 올해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재개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해가 바뀌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판호 재발급 키를 쥔 관계 부처의 개각으로 정책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고 현지에서도 외자 판호 발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반응도 새어나오면서 올해도 판호 재개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中 매체 “올해 판호 1,300개 내외”… 올해도 판호 재개 요원?

중국 현지 매체 텅쉰왕(腾讯网)은 지난 11일 지난해 자국에서 발급된 판호를 분석한 결과 올해 발급될 판호의 수는 1,300개 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출판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발급된 판호는 총 1,570개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외자 판호의 수가 절반이나 감소했고 내자 판호의 수도 다소 감소해 총 1,316개의 판호가 발급됐다.

판호 발급 가능성이 높은 게임은 ‘캐주얼 퍼즐’ 장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자국민들이 게임을 통해 이용자들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도록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을 통제해온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올해도 외자 판호의 원활한 발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매년 발급하는 판호의 수를 제한하고 있고 외국 게임보다는 자국 게임사들의 게임이 판호 발급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자 판호가 발급된 게임들은 대부분 일본과 미국 중심이었다.

국내 게임 업계의 전망도 현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연말 컴투스의 컴투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의 판호 발급 소식이 들려왔지만 국내외 산적한 현안들로 올해도 판호를 발급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서머너즈 워의 판호가 발급되기는 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데다가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발급 건수가 한 건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판호 발급을 재개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 관계 부처의 개각이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업계선 나온다. 이번 개각으로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후보자는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에 내정된 후보자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의 내정 배경으로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 의정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 체육, 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후보자 내정 소식에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황 후보자가 부처 핵심 업무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고 전반적인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친게임 성향을 가진 인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까지도 게임 업계는 중국의 판호 발급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문체부와 외교부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 경제 분야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도 황 후보자는 사실상 당청간 가교 역할을 할 인사로 보고 있어 게임 업계선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적잖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인지도와 영향력 등 다방면에서 성과가 높았던 만큼 올해 관계 부처가 중국 판호 재발급, 예산 편성 등 다방면에서 산업 성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를 기대했던 업계선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양우 장관은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여러 자리를 통해 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에 관심을 드러내왔다”며 “이번 개각으로 정책 연결성도 떨어지고 지난해 고성장을 이루며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게임 산업이 다시 홀대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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