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22일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가운데,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사실상 단독 후보를 낼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이 4‧7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가운데, 단독 후보 출마로 굳어지면서 당내에선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당초 이번 보궐선거에 큰 기대를 품고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다.

정의당 관계자는 22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다른 후보들은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으로서 어려운 선거 중 하나다 보니 그런(잠잠한) 경향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무리 한다.

당초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심판’, ‘기후위기‧불평등 선거’ 등 당이 내세운 구호들도 이러한 의지가 묻어났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 당내에선 ‘판을 크게 벌일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미풍에 그친 분위기다. 선뜻 나서는 이들이 없으면서 후보군 찾기 부터가 걸림돌이 됐다. 다른 정의당 관계자는 “동시 지방선거였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으니까 출마를 고민했을 것”이라며 “보궐선거 특성상 한 명만 선출되다 보니 전반적으로 출마 결심을 안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부산시장 선거 모두 단일 후보가 나설 예정이다. 서울시장 후보에는 지난 19일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는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만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결정했다. 

물론 후보군 찾기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간 당내에서는 적극적인 후보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실제로 몇몇 당내 인사들의 출마 고민도 이어졌다는 게 정의당의 설명이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 및 원내 의원들의 출마설이 언급되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번 보궐선거가 판이 커지면서 개인 후보들의 부담감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뉴시스

◇ 보궐선거 특수성도 영향

당내에서는 이번 보궐선거의 복합적인 특수성이 후보자들의 결심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워낙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치러질 선거고 판이 크다는 측면에서 머뭇거리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 같이 힘을 모아 선거를 치르는 게 좋지 않겠냐는 측면도 있다”며 “당이 크거나 지지율이 높다면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닌 상황에서는 이렇게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하다 보니 출마자가 많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범진보 정당 및 시민사회 연대도 요원한 분위기다.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기후위기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시장의 경우 각 정당이 개별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접점을 잃었다. 다만 정의당은 향후 선거 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후보 등록을 마감한 정의당은 당내 후보 선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단독 후보인 만큼 전 당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제3당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의 과감한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권정당의 능력을 서울과 부산의 재보궐 선거에서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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