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4분기도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LG광화문빌딩(위)과 CI,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과 CI. /각 사, 편집=남빛하늘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4분기도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LG광화문빌딩(위)과 CI,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과 CI. /각 사, 편집=남빛하늘 기자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증권가는 이런 흐름이 작년 4분기 실적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건, 4분기도 매출·영업익 증가… 올해도 꾸준히 성장 전망

25일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2조706억원,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3,2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2005년 3분기 이후 59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2분기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3분기까지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갱신했다.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조7,501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9,6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한층 강화된 브랜드 경쟁력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3분기 연결기준 1조2,086억원의 매출과 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3%, 영업이익 49% 감소한 수치다. 3분기까지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687억원, 1,652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3.2%, 영업이익은 62%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측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영향 및 채널 재정비로 인해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두 기업의 상반된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이달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5%, 13% 증가한 2조230억원, 2,730억원으로 전망된다.

면세점과 중국 사업 성장이 실적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화장품 부문은 면세점과 중국 사업이 전년 대비 각각 5%, 20% 이상 성장하면서 외형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화장품 매출은 면세와 중국 내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매출 성장 반전이 가능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분기와 유사하게 면세 채널 내 Re-sell(되팔기) 수요가 화장품 매출에 기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중국에서는 광군제를 전후로 후 브랜드의 매출 성장이 기대보다 강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온라인과 면세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진 애널리스트는 “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내 지배력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여지며 온라인과 면세가 중심축이 돼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중국 소비 호조의 긍정효과를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모레, 작년 4분기 영업익 적자 전환 전망… 올해 1분기부터 기저효과 기대도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작년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조1,390억원, 영업손실은 240억원(적자전환)이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희망퇴직 비용이 대거 반영되면서 실적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되자 작년 11월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15년차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는 근속연수+5개월치 급여를, 20년차 이상 직원들은 40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사업은 면세점 채널이 전년 대비 25% 감소하고, 백화점과 아리따움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은 코로나19 재확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희망퇴직 비용이 500억원 이상 일회성 계상되면서 영업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달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희망퇴직 관련 인력 구조조정 비용(600억원 추정) 및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 축소 관련 유형자산처분손실(400억원 추정)으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출의 45% 이상이 온라인에서 나오는 수준”이라며 “올해 이니스프리의 온라인 매출 증가세가 지속돼 고정비 부담을 상당히 낮출 것으로 보이며 라네즈도 기능성 라인을 강화해 아시아 스킨케어 시장 내 입지 확보를 위해 노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작년 4분기에는 구조의 혁신을 위한 비용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였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기저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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