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3 10:17
‘친환경’에 푹 빠진 유통업계… 왜
‘친환경’에 푹 빠진 유통업계… 왜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1.01.26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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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계에서는 생수 페트병 겉면에 부착돼 있는 라벨을 없애거나, 음료와 함께 제공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CU의 라벨 없는 PB 생수(왼쪽)와 롯데마트의 PB 생수. /각 사
유통 업계에서는 생수 페트병 겉면에 부착돼 있는 라벨을 없애거나, 음료와 함께 제공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CU의 라벨 없는 PB 생수(왼쪽)와 롯데마트의 PB 생수. /각 사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유통업계가 ‘친환경’에 푹 빠졌다. ‘친환경(親環境)’이란 자연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잘 어울리는 일을 뜻한다. 쉽게 풀어 ‘환경과 친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 생수 라벨·플라스틱 빨대가 없어진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약 30만t의 폐페트병이 생산 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만 등에서 2만2,000여t의 폐페트병을 수입했다. 국내에서 회수되는 폐페트병은 라벨이 제거돼 있지 않는 등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작년 기준 폐플라스틱은 전년 대비 14.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생수 페트병 겉면에 부착돼 있는 라벨을 없애거나, 음료와 함께 제공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은 모든 PB 생수의 패키지를 무(無)라벨 투명 페트병으로 바꿨다. 라벨 제거는 물론, 브랜드조차 인쇄되지 않은 투명 페트병으로 출시되며, 상품명과 상품정보는 병 뚜껑의 밀봉 라벨지에 인쇄한다. 회사 측은 “이런 방식은 뚜껑을 개봉하는 동시에 라벨이 분리돼 분리수거가 용이하고, 라벨 제작을 위해 사용 되는 비닐 양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무라벨 PB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출시했다. 생수 용기에 부착돼 있는 라벨을 없애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분리수거 과정에서 번거로움을 줄여 재활용 효율을 높였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내 PB 생수 전 품목을 무라벨 생수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간 약 2만1,800kg의 폐기물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테트라팩에 담긴 음료나 편의점 컵커피 등에 동봉해 제공하던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서울F&B와 함께 ‘빨대없는 컵커피’를 선보였다. ‘빨대없는 컵커피’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 저감 목적으로 개발된 친환경 프로젝트 상품으로, 국내에서 시판중인 편의점 컵커피 상품 중 최초 사례다.

일반 편의점 컵커피는 패키지 표면에 플라스틱 빨대가 부착돼 있고, 이를 컵뚜껑에 꽂아 마실 수 있도록 돼있는 반면, ‘빨대없는 컵커피’는 뚜껑을 열고 용기 리드지를 제거한 후 다시 뚜껑을 닫고 마실 수 있다. 다 마신후엔 별도 조치없이 그대로 분리수거하면 된다.

남양유업도 빨대 없는 ‘맛있는우유GT 테트라팩’을 새롭게 내놓았다. 빨대 없는 ‘맛있는우유GT 테트라팩’은 친환경 캠페인 Save the earth 활동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Save the earth는 남양유업이 소비자 모임 ‘지구지킴이 쓰담쓰담’과 ‘서울새활용플라자’와 함께 플라스틱 저감 및 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펼쳐온 친환경 캠페인이다.

유통 시장에서 MZ세대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을 겨냥한 업계의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세븐일레븐의 ‘빨대없는 컵커피’(왼쪽)와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 GT 테트라팩’ /각 사
유통 시장에서 MZ세대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을 겨냥한 업계의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세븐일레븐의 ‘빨대없는 컵커피’(왼쪽)와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 GT 테트라팩’ /각 사

◇ ‘미닝아웃’ 소비 지향하는 MZ세대에 ‘주목’

그렇다면 유통업계는 왜 ‘친환경’에 공을 들이는걸까. ‘환경 문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어서’라는 이유를 제외하고 보면, MZ세대가 남는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MZ세대는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유통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인다.

특히 이들은 ‘미닝아웃’ 소비를 지향한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을 결합한 신조어로,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행동이다. 쉽게 말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친환경’적인 소비를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 오픈 인터넷 기반 광고 플랫폼 기업 크레테오가 지난 2019년 대한민국 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세대별 소비 의사 및 브랜드 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 10명 중 약 4명이 자신의 가치, 신념에 부합하는 브랜드, 상품이라면 전보다 더 소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소비자 2명 중 1명(51%)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브랜드와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가 55%로 가장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은 가치소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통해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을 나타내는 미닝아웃 트렌드로 발현되고 있다"면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유통 시장에서 MZ세대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급부상한 만큼, 앞으로도 이들을 겨냥한 업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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