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윤 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인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30%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던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가 무엇일까. 

◇ 지지율 하락세 탄 윤석열

지난 25일 발표된 KSOI의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 14.6%, 이재명 경기지사 26.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14.5%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같은 조사에 비해 윤 총장의 대선주자 적합도가 0.4%p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윤 총장은 주로 국민의힘 지지층(39.8%)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윤 총장의 정치참여의 적절성에 대해 응답자의 52.7%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또 지난 21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공동 발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0%를 얻었다. 이는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6%p 하락한 수치다. 

이외에도 한국갤럽의 1월 2주차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이 13%를 얻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주차 조사와 동률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윤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탄 것이라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 추이가 변화한 것에 이유가 있다고 해석한다.

◇ 이슈서 멀어지자 지지율도 '뚝'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이 때릴수록 윤 총장 인기가 높아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특히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야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을 ‘박해받는 투사’로 보는 시각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추-윤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추 장관은 무대에서 내려갔다. 해당 이슈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자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도 옅어진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총장의 지지율은 ‘검찰개혁’이라는 이슈로 인해 상승한 것인데, 상황이 마무리되면서 언론 노출이 적어지자 지지율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치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면서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지금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그간 윤 총장을 문 대통령의 ‘반대 세력’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지지했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일종의 ‘야권 인물’의 범주에 넣은 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사람’으로 규정지어 버렸다. 이에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으로 인해 윤 총장에 덧씌워진 ‘정권의 반대자’ 이미지가 희석됐고, 지지율 하락세 역시 이 발언 이후에 두드러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정치권 이슈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다른 주제로 옮겨간 것도 윤 총장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권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윤 총장을 지지한 이유는 야권에 마땅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형 이벤트’인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한번도 스스로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 없는 윤 총장의 지지율도 자연스럽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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