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우상호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우상호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13일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며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박영선 전 장관은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비대면 시민보고’ 형식의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이후의 서울시 대전환으로 안전하고 공정하고 따뜻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출마 선언을 했다.

4선(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2014년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86그룹 대표 주자인 4선(17‧19‧20‧21대) 우상호 의원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원내를 이끈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출마 선언을 하며 ‘서울시 대전환’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21분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콤팩트 도시로 서울을 재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장관은 구체적 방안으로 △도시 공간의 대전환 △서울,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교육, 돌봄 대전환 △맞춤형 복지 대전환 △보건, 헬스 케어 대전환 등을 내세웠다.

우상호 의원은 “담대한 서울의 변화, 우상호가 해내겠다”며 “강남북 균형발전, 주거안정, 대기질 개선,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과감한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원은 핵심 공약으로 ‘서울시민 모두에게 백신 무료 공급’, ‘서울 공공주택 16만호 공급’, ‘서울 지하철 1호선 등 지상 구간 지하화 추진’, ‘내연기관 자동차 전면 퇴출’ 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영선-우상호’ 두 주자는 모두 비문 성향의 정치 행보를 걸어왔던 인물들이다.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친문의 표심이 경선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누가 친문의 낙점을 받아 본선행 진출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66.3%)이 1위를 기록했고 박영선 전 장관(19.6%)은 2위, 우상호 의원은 3위(14.1%)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7∼29일 후보 신청을 받은 후 오는 3월 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경선 룰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전·현직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여성 후보는 자신이 획득한 득표수의 ‘10% 가산’을 적용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박영선 전 장관은 ‘10% 가산’을 받게 된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전 장관이 ‘인지도’에서 우상호 의원이 ‘조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전 장관이 ‘인지도’에서 우상호 의원이 ‘조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박영선 ‘인지도’, 우상호 ‘조직력’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자마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어차피 민주당 후보는 박영선 전 장관이 선출되는 것 아니냐는 때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장관이 여성 가산점과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 전 장관은 여론조사에서 우상호 의원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범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박 전 장관(18.5%)이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우상호 의원(8.5%)은 당시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 불출마를 선택한 박주민 의원(9.6%)보다 뒤진 3위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86세대’의 대표 주자인 우상호 의원이 박 전 장관에 비해 당내 뿌리가 더 깊고 조직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경선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을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 “86세대에 더해 민주진보 진영 선후배들이 처음으로 하나가 돼 저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조직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민주당 한 의원은 2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박영선 전 장관이 인지도가 높기는 하다. 그러나 우상호 의원은 조직에서 앞서기 때문에 박빙이라고 보고 있다”며 “경선 레이스를 누가 더 잘 끌어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두 주자 가운데 본선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최근 YTN에 출연해 “(경선 룰이)권리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인데 일반 여론조사도 해 보면 대부분 권리당원 성향과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시간도 없는데 전화를 들고 앉아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누가 본선 경쟁력이 더 있는가라는 것이 경선의 화두”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