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서 용기를 내보았다 #용기내.” 이는 2020년 4월 10일 배우 류준열 씨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이다. /류준열 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마트에 가서 용기를 내보았다 #용기내.” 이는 2020년 4월 10일 배우 류준열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이다. /류준열 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마트에 가서 용기를 내보았다 #용기내.” 2020년 4월 10일 배우 류준열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이다. 직접 가지고 간 다회용기에 생선을 포장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류준열을 시작으로 ‘용기내챌린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최근까지도 유행하고 있다. ‘용기내챌린지’는 ‘용기를 내어 용기를 내자’라는 중의적 표현으로,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기 위해 용기를 내서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오는 행동을 뜻한다.

유통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춰 세탁세제를 리필해서 쓸 수 있는 자판기와, 샴푸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코너를 매장 내에 선보이는 등 플라스틱 절감을 위해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28일 이마트 왕십리점을 시작으로 2월까지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이마트 4개점(왕십리·은평·죽전·영등포점)과 트레이더스 2개점(수원·송림점)에 순차적으로 확대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에코 리필 스테이션’은 이마트가 작년 9월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다. 전용 리필용기만 있으면 친환경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충전해 구매할 수 있다. 리필용기는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60% 이상 사용해 제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에코 리필 스테이션 이용 고객은 월평균 1,000명을 상회한다”면서 “올해 친환경 행보를 더욱 넓혀 샴푸와 바디워시 등도 친환경 포장재에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리필 매장을 이마트 내에 선보이고자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선두주자로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10월 중순 오픈한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 내에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 만을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 용기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상무는 “리필 상품과 판매 방식의 변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리필 스테이션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용기는 재활용하고 내용물은 상시 할인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경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계도 트렌드에 발 맞춰 세탁세제를 리필해서 쓸 수 있는 자판기와 샴푸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코너를 매장 내에 선보이는 등 플라스틱 절감을 위해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마트의 ‘이코 리필 스테이션’(왼쪽)과 아모레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 /각 사
유통업계도 트렌드에 발 맞춰 세탁세제를 리필해서 쓸 수 있는 자판기와 샴푸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코너를 매장 내에 선보이는 등 플라스틱 절감을 위해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마트의 ‘이코 리필 스테이션’(왼쪽)과 아모레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 /각 사

이외에도 생수 페트병 겉면에 부착돼 있는 라벨을 없애 출시하거나, 상품 포장재를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과 구조로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용기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식품 포장재가 일상생활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제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2020년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전국 260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소비하는 먹거리 제품이 가정 내 플라스틱 배출량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포장재는 조사 기간 동안 모두 1만1,888개(71.5%)가 배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설문 참여자(226명)의 과반수 이상인 140명(62.2%)이 ‘플라스틱 배출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한 기업이 없다’고 답변해 기업들의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동현 그린피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은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의 플라스틱 사용 실태를 정확히 공개해야만 구체적인 플라스틱 감축량을 설정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경영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법인 동시에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린피스가 작년 3월 발간한 ‘국내 대형마트 플라스틱 유통 실태 보고서’에는 플라스틱에서 벗어나기 위한 세계 곳곳의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리서클’은 스위스 전역의 유통업체, 레스토랑, 카페와 협력해 만든 혁신적인 용기 반환 제도다. 포장 음식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재사용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한 개에 약 10달러를 지불하고 보라색 리박스를 사용한 뒤 매장에 반납해 보증금을 돌려 받는다. 리서클 측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일회용 용기 대신 리박스를 사용할 경우 1년 동안 1.5kg의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인도의 도시락 배달 시스템 ‘다바왈라’는 1890년대 시작된 뒤 지금까지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도시락 배달부’ 를 뜻하는 다바왈라들은 아침마다 각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신선한 집밥이 담긴 도시락을 수거한다. 도시락은 분류를 거쳐 목적지별로 색깔과 숫자 코드를 부여 받고 기차에 실린다. 목적지의 다바왈라는 각 역에서 도시락을 받아 자전거나 손수레로 사무실까지 배송한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도시락은 다바왈라를 통해 다시 각 가정으로 반환된다.

다바왈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런던의 스타트업 ‘다바드롭’은 찬합에 담은 간편식을 문 앞까지 배달하고, 용기를 다시 수거해 재사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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