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로 나오지 않는데 대해 더 이상 신경전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일화는 중요하지만, 단일화가 모든 것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협상을 시작하자는 지난주의 제안에 대해 이제 충분히 설명 드렸으니 앞으로 더 이상 이와 관련된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며 “야권의 책임 있는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야권 단일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야권 전체가 지지를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더딜 경우 국민의힘 중심으로 선거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안 대표가 이를 경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같은 셈법으로 안 대표와 계속 거리를 둬왔다.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이목을 집중시키면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 ‘경선 플랫폼’, ‘승복서약’ 등 안 대표의 제안도 거절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일주일 정도면 된다”라며 안 대표의 ‘빠른 단일화’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몸이 달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안 대표로서도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공연 시작을 기다리다 지친 관객들이 다 돌아가고 나면 뒤늦게 가왕 나훈아가 와도, 한참 뜨는 임영웅이 와도 흥행은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날 경선은 경선대로 진행하며 실무협상은 따로 진행하는 ‘투 트랙’ 협상을 제시했다. 단일화 경선을 3월에 한다고 해도 미리 실무진 간 사전 조율을 통해 빠르게 야권 단일화를 성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야권 지지층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안 대표의 주장이다.

안 대표는 “잘못하면 정작 중요한 '왜 이번에 보궐선거를 하게 됐나'하는 이유는 사라지고 보궐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명제 역시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일화가 국민들에게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비춰진다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질 수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선거에서 진다면 야권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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