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은 ‘K-라면’이 펄펄 끓은 한 해였다. /뉴시스
지난 2020년은 ‘K-라면’이 펄펄 끓은 한 해였다. /뉴시스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지난 2020년은 ‘K-라면’이 펄펄 끓은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한류 등 호재가 겹쳐 라면업계 ‘삼대장(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때아닌 특수를 누린 가운데, 작년 4분기도 호실적을 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시사위크>가 전자공시시스템을 조회한 결과,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4조4,7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35억원으로, 전년보다 58.7%나 뛰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라면업계 부동의 1위인 농심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나 증가한 1,343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의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11.7% 증가한 1조9,678억원,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1,69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매출은 4,985억원, 영업이익 7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7%, 42% 증가했다.

이같은 라면의 인기는 코로나19와 한류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외식 대신 집에서 밥을 먹는 ‘집밥족’이 나타났고, 라면으로 간단한 끼니를 때우는 수요도 증가한 것이다.

또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등장하면서 ‘K-라면’의 인기는 해외까지 퍼졌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연간 라면 수출액은 처음으로 6억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29.3%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 1억4,910만달러(전년 대비 19.8%↑), 미국 8,230만달러(53.7%↑), 일본 5,450만달러(61.6%↑)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한류 등 호재가 겹쳐 라면 업계 ‘삼대장(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린 가운데, 작년 4분기도 호실적을 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한류 등 호재가 겹쳐 라면 업계 ‘삼대장(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린 가운데, 작년 4분기도 호실적을 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사

이에 따라 증권가는 작년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농심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6,460억원, 23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 12.3% 증가한 수치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다소 진정세를 보였던 코로나19로 인한 메인 브랜드 제품의 물량 확대 기조가 작년 연말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재현됨에 따라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7%, 67.1% 증가한 6,210억원, 35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라면의 경우 전년 동기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봉지면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삼양식품은 작년 4분기 소폭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588억원, 영업이익은 -0.1% 감소한 211억원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 판가 하락과 인건비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같은 기간 삼양식품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1,531억원, 21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증가, 1% 감소한 수치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가별 달러 기준 수출 금액은 5%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그 근거는 작년 1~3분기 누적 재고가 4분기로 이연되며 중국향 수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음에도 미국 현지 수요 증가 영향 및 캐나다 유통 채널 확장 효과로 북미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 방글라데시, 남아공, 태국, 뉴 질랜드, 네덜란드 등 국가당 분기 수출 금액이 500만달러 미만이었던 다수의 국가들로의 수출 금액이 크게 증가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분기 평균 원 달러 환율이 1,11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해 원화 기준 수출 금액은 전년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한편 올해는 ‘집밥’ 비중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다시 원상복귀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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