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020년 11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020년 11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4·7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지역 정당 지지율 선두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당과의 신경전이 장기화 양상을 띄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자체 경선을 마친 3월 초 국민의당과 단일화를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서울 민심이 요동치면서 지도부가 마냥 손 놓고 있기 어렵게 된 모양새다.

◇ ‘서울 민심’ 9주만에 역전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 1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5.8%p 오른 32.4%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6.6%p 내린 28.5%로 조사됐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같은 조사업체 기준 국민의힘이 서울 지지율 선두를 민주당에 내준 것은 2020년 11월 4주차 이후 9주만이다. 당시 민주당은 32.2%, 국민의힘은 28.7%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기싸움’이 꼽힌다. 양당의 단일화 갈등이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계속 이어지는 데 따른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안 대표에 대해 줄곧 ‘관심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당 심기를 건드리는 자극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에 집착하는 사람이 계속 몸이 달아올라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같은 날 JTBC ‘뉴스룸’에서 “야권에 있는 분들 중 몸 달아있지 않은 분들이 있겠나”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안 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야권 ‘빅3’으로 꼽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안 대표에 대해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같은 야권 단일화 공방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해 12월 20일부터 계속돼왔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난 21일부터 자체 경선 절차에 들어가면서 최종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안 대표와의 단일화 언급을 가급적 삼가고 있다. 현재 예비경선 중인 국민의힘은 3월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당 관계자는 “언론이나 국민들이 단일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니 경선 중이라 해도 아예 거론되지 않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도부가 여론조사 하나에 큰 의미를 두진 않겠지만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 신경은 쓰이지 않겠나.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지지율이 ‘피로감’때문에 지속적 하락세를 보일 경우 오히려 야권연대의 촉매가 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단일화 불확실성 여전

단일화 관련 교착상태가 이어지면서 당 지도부를 겨냥한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7일)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개인적 사감으로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와 국민의당 전국청년위원회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또 분열하면 결코 국민에게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야권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하자는 국민적 여망을 받들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연일 국민의힘이 하루라도 빨리 야권 단일화 실무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주장처럼 3월에 (논의를) 시작한다 해도 1, 2월 내내 언론에서 이 주제를 다룰 텐데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국민들의 피로감과 식상함도 심해질 것”이라며 “단일화를 통한 선거 승리여야 선거 후 야권연합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염원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일화가 이번 보궐선거 국면에서 부동의 쟁점이 되면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설도 꾸준히 언급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나,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조만간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예방 직후 자신의 입당설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물밑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입당 관련)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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