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서 수백% 이상 증가하는 엄청난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TV, 스마트폰 등에 사용된 OLED패널 판매량 증가를 호실적 요인으로 꼽고 있다. 사진은 CES2021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Microled TV/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오랜만에 ‘봄’의 온기를 맞았다. 이번 우리나라 대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인 삼성과 LG 모두 호실적 기록한 것이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 9조9,600억원으로 전 분기 7조3,200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에서는 4분기 1조7,50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4,700억원 대비 무려 272.3%나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날았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4분기 매출 7조4612억원, 영업이익 6,85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매출 6조7,376억원, 영업이익 1,644억원) 대비 각각 11%, 317% 가량 증가했다.

◇ TV,스마트폰 OLED 효자노릇 ‘톡톡’… 아이폰12 흥행도 호재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양 사의 호실적은 TV, 스마트폰 등 가전에서 사용되는 OLED가 효자노릇을 했다고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문화 및 ‘집콕족’ 등이 증가해 가전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기 OLED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43.3% 증가했다.

지난 27일 실시된 LG디스플레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 CFO 서동희 전무는 “지난해 4분기 대형 OLED와 모바일용 P-OLED 패널 출하가 전 분기 대비 확대됐다”며 “TV와 IT제품 수요 호조가 지속되고 LCD패널 가격도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최권영 전무도 “4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하반기 경기 반등세와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 수요 지속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인한 TV 및 모니터 패널 수요 지속과 평균 패널 판가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가 축소됐다”고 전했다.

‘아이폰12’의 대흥행도 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패널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사진=박설민 기자

‘아이폰12’의 대흥행도 호재로 작용한 듯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애플에 아이폰12를 위한 OLED패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은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시리즈의 최대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중소형 OLED패널의 최대 고객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9,010만대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3.4%에 달하며, 아이폰12는 현재 국내 누적 판매량은 약 150만대로 추산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상무는 “구체적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스마트폰 수요가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강세로 인한 가동률 향상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4분기는 잔치였지만… 1분기 실적 다시 하락 가능성 높다

이번 양사의 호실적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업계에서는 장기간의 침체기를 끝내고 다시 황금기를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대와는 달리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1분기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 디스플레이는 OLED 물량 감소로 비수기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LCD 패널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지만 영업적자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한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대형 OLED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또한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P-OLED 적자전환, 대형 OLED의 적자폭 확대가 주요 원인이 될 듯하다”며 “ASP가 지난 분기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 실적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계절 변동성으로 OLED패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옥/ 사진=박설민 기자 

삼성·LG디스플레이 관계자들 역시 올해 1분기 실적은 4분기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전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감소 및 계절 변동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5G 보급 확대 등에 따른 주요 고객사의 OLED 채용 모델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가동률은 개선될 전망”이라며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QD 디스플레이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고객사들의 LCD요구물량도 차질 없이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서동호 전무 역시 “1분기는 계절성에 비해선 TV와 IT제품 수요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해 패널 출하면적은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면적당 ASP(평균판매가격)은 계절요인에 따른 제품 변화로 한 자릿수 후반으로 하락할 듯하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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