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택공장의 문을 닫은 신풍제지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택공장의 문을 닫은 신풍제지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크게 들썩였던 신풍제지의 실적이 급격히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공장을 철거하고 제조업에서 손을 뗀 가운데, ‘박스 품귀’에 따른 주가 흐름에 물음표가 붙는다.

신풍제지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들썩이기 시작했으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는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500원 안팎에 머물던 주가가 10월 들어 3,000원을 넘어서더니 12월 들어서는 4,000원대까지 돌파했다. 장중 한때 5,000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신풍제지의 지난해 실적은 ‘추락’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47% 감소한 337억원에 그쳤고,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신풍제지는 앞선 2018년과 2019년 1,500억원대의 매출액과 110억~12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신풍제지는 이 같은 실적의 요인이 △평택공장 생산중단 및 업종변경에 따른 매출액 감소 △평택공장 철거 및 직원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증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신풍제지는 지난해 1월 1일을 기해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철거에 돌입했다. 고덕국제신도시 개발에 따라 공장이 수용되고, 대체 공장부지 확보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제조업을 중단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현재 신풍제지는 지류유통판매업만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의료기, 설비, 시설, 기구, 차량, 건설기계 등 장·단기 렌탈업 및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보고서부터 “당사는 평택공장 영업이 종료됨에 따라 제지 유통사업 등 다양한 사업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검토 중인 사업모델이 안정화되기까지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감소 또는 영업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풍제지의 지난해 실적 추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풍제지의 주가가 들썩인 이유는 ‘박스 품귀’ 현상과 관련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고, 제지업계에 원자재 부족 문제가 닥치면서 포장박스용 골판지 대란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가격 상승 등의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제지업체들의 주가가 대체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신풍제지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문제는 신풍제지가 최근의 골판지 대란과 무관하다는데 있다. 신풍제지는 지난해 12월 주가 급변에 따른 조회공시요구에 대해 “현재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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