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복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세론이 주춤해진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대세론’을 달리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양새다. 오차범위 내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혼전을 보이면서다. 새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로 선두를 달리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2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안 대표는 2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4.6%를 얻은 박 전 장관에 비해 2.2%p 낮은 수치다. 해당 여론조사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오차범위 내였지만, 박 전 장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뉴데일리 의뢰로 국민리서치그룹이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박 전 장관(39.8%), 나 전 의원(26.9%), 안 대표(21.9%),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3.4%) 순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는 경우에도 박 전 장관(39.2%)의 우세였다. 박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오 전 시장(24.7%), 안 대표(24.4%), 김 원내대표(3.5%) 순이었다.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

지지부진한 야권 단일화는 물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본격 출마 선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 ′박영선 출마선언′과 ′단일화 샅바싸움′이 변수

앞서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SBS의 의뢰로 입소스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안 대표는 24.1%로 1위를 기록했다. 15.3%를 기록한 박 전 장관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여야를 막론하고 기세를 올리는 모습을 보이자 정치권에서 ‘안철수 대세론’이 떠올랐다. 안 대표가 강력하게 단일화에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류는 박 전 장관의 출마라는 변수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출마설’만 무성하던 박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코로나 이후 서울시 대전환으로 안전하고 공정하고 따뜻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갖고 있고, 서울시장 후보 경험이 있다는 점도 박 전 장관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박 전 장관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층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가 박 전 장관의 출마선언 이후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박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뛰면서 우상호 의원과 나름대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데 대해 관심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지지부진한 야권 단일화 국면도 안 대표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 선을 그으며 독자 행보로 지지층 모으기에 힘을 싣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야권의 파이가 쪼개지는 결과를 낳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이들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여권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예견했다.

단일화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안 대표는 물론 야권 전체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두고 샅바싸움을 하는 것이 야권 자체로 모일 동력 자체를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나름대로 명쾌한 타임테이블을 보여줘야 지지자들의 입장에선 힘을 모아줄 것”이라며 “(중도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단일화 포맷과 시간표를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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